동부익스프레스 매각구조 보니..경영권도 걸렸다 동부건설, 지분 49.9% 매각해 총 1500억 조달..3년내 IPO 불발시 경영권 넘겨
이대종 기자공개 2012-08-08 14:33:48
이 기사는 2012년 08월 08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그룹이 다시 한번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비상장사 소수지분을 조달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번에는 동부익스프레스 소수 지분이다. 매각 대상 지분 49.9%에는 경영권이 들어있지 않다. 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는 적자를 볼 만큼 투자 메리트가 크지 않다. 그러나 이 거래는 깜짝 성사돼, 동부그룹이 어떤 보장조건을 내세워 투자의 매력을 높였는지 상품 구조가 관심을 끈다.8일 동부그룹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을 매각하면서 3년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조건을 내세웠고, IPO가 불발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경영권을 넘긴다는 조건 등을 추가로 제시해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해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은 기존 동부그룹이 실행했던 여타 금융 구조와 동일하다. 동부익스프레스에 투자를 원하는 대주단들은 먼저 특수목적회사(SPC)인 '가이아디벡스제일차유한회사'을 설립하고 동부건설은 1140억원에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49.9%(271만4560주)를 매각한다. 신한캐피탈 및 산은캐피탈 등 8개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대주단이 SPC를 통해 동부익스프레스 매입을 위한 자금을 치르는 구조다.
대주단에 어떤 확정 수익률이 보장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풋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동부건설은 3년내 IPO 조건을 내걸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자산총액 8069억원, 매출 6276억원 등으로 그룹내 확실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물류회사다. 지난해 당기순손실(114억원)을 기록하긴 했으나 영업실적(+207억원)은 나쁘지 않아 재무구조가 견실해지면 3년후 IPO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 가격은 주당 4만1996원 수준으로 장부가(주당 5만2415원)보다 낮아 IPO시 차익을 넘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만일 IPO가 성사되지 않으면 경영권도 넘기는 조건을 함께 제시해 매력도를 키웠다. 동부익스프레스가 36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넘기고, 투자자들은 IPO 계획이 수월치 않을 경우 이를 신주로 전환해 동부익스프레스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도다. 49.9% 지분에다가 BW 권리 행사로 전환되는 보통주를 더하면 지분율은 50%가 넘어 가능하다.
그 대신 동부건설은 콜옵션을 확보해 이들 투자자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을 재매각할 때 우선권을 갖는다.
동부그룹은 과거에도 비슷한 거래에 나서 자금조달에 여러차례 성공한바 있다. 동부하이텍이 동부메탈 지분을 동부인베스트먼트에 넘기고, 동부인베스트먼트는 김준기 회장 등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동부하이텍에 지급한 바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IPO를 보장했다는 점에서 동부제철이 동부특수강 소수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던 딜과도 닮았다.
이번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거래는 부국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BW 발행 금액까지 모두 더하면 총 거래금액은 1500억원에 이른다.
동부건설측은 "산업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이행에 따른 것"이라며 "매각대금으로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일부는 충남 당진에 지을 석탄화력발전소 초기 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번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면서 "일부 비용은 당진 화력발전소 설계 등의 초기 공사비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부발전과의 해당 발전프로젝트에 대한 EPC 계약을 이르면 다음달 정도에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캐피탈 등의투자회사들은 지난 1월 택배 사업(동부택배) 부문을 분리한 동부익스프레스를 매력있게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만년 적자를 기록하던 동부익스프레스는 택배업을 분리하면서 영업실적이 흑자로 돌아섰다.
투자회사 한 관계자는 "동부건설이 당진 등에서 화력발전소를 가동하면 연간 300만톤 정도의 석탄 공급이 예상된다"면서 "또 최근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물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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