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크라운제과는 왜 중국서 실패했나? '제품군 부재+유통망 확보 애로+내수부진'..사업 철수 및 영업적자
정준화 기자/ 신수아 기자공개 2012-08-16 15:16:50
이 기사는 2012년 08월 16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수 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크라운제과는 중국법인을 매각하며 사업 철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승승장구' 중인 경쟁업체 오리온과는 대비되는 양상이다.◇10년만에 끝난 '조리퐁' 중국 신화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100% 지분을 보유중이던 중국법인 가서안제과상해식품유한공사(가서안제과)를 최근 홍콩 현지 식품업체에 매각했다.
크라운제과가 중국 진출을 위해 지난 2002년 말 가서안제과를 설립한 이후 10년만에 매각한 셈이다. 크라운제과는 중국 진출 이후 만성적자에 시달렸고 지난 해 가서안제과 매출은 654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당기순손실은 14억4970만 원을 기록해 손실만 쌓이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크라운제과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상품군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크라운제과는 2002년 말 가서안제과를 설립한 후 대표제품인 '조리퐁'을 한국에서 중국으로 실어다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리퐁은 중국 진출 2년만에 상해 할인점 101곳 중 80곳에 입점했고 4300여개 편의점에도 공급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크라운제과는 조리퐁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지난 2005년 100억여 원을 들여 상해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 체제를 갖췄다. 중국사업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가 진행됐지만 조리퐁 하나 만으로는 투자대비 수익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중국사업에서 연간 10억여 원의 적자를 지속해 온 크라운제과는 결국 가서안제과를 중국업체에 매각하며 10년만에 사업철수를 진행중이다.
◇국내 부동의 1위 롯데제과, '중국에선 힘드네..'
중국에서 죽을 쑤고 있는 것은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1994년 롯데제과와 일본롯데가 5대5의 지분율로 베이징에 추잉껌, 크림파이 공장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진행해 오고 있다.
설립 당시 경영권을 쥐고 있던 일본롯데는 자일리톨 등의 브랜드 파워를 맹신한 탓에 마케팅에는 소홀했다. 이 때문에 예상과 달리 장기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일본롯데는 지난 2007년 경영권을 롯데제과에 넘겼다.
롯데제과 중국법인은 지난 2009년 약 7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10년 800억 원, 2011년 12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지만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계속되는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해 영업적자 규모도 1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가 중국에서 힘을 못쓰는 것은 유통채널 확보가 어려운 탓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롯데제과의 주력상품군인 껌이나 초콜릿 등이 경쟁사인 리글리와 마스 등의 상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대리상을 통한 영업 전략을 펼친 반면 롯데는 직조직을 통한 영업을 하다보니 넓은 중국시장에서 효율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일본롯데가 경영을 하면서 마케팅에 소홀했다"며 "롯데제과과 실질적으로 경영을 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라 성과가 나오기까지 수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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