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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현대證, 헤지펀드 시드머니 회수조치 로스컷 적용 환매

신민규 기자공개 2012-11-30 18:03:58

이 기사는 2012년 11월 30일 1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프라임브로커 계약을 맺은 헤지펀드로부터 초기투자금(시드머니)을 회수했다. 설정 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너무 이른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증권운용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프라임브로커 서비스(PBS) 계약 관계에 있는 신한BNPP명장Asia ex-Japan주식롱숏제1호(종류C-s) 펀드로부터 시드머니 50억 원을 환매 조치했다. 펀드 설정액은 11월 기준 290억 원에서 220억 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현대증권은 KDB PIONEER롱숏뉴트럴제1호(종류Cs) 펀드로부터 시드머니 일부를 돌려받았다. 계약 당시 100억 원을 투자했던 현대증권의 환매조치로 펀드 설정액은 300억 원에서 230억 원으로 70억 원 감소했다.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로스컷(손절매) 규정에 따라 해당 펀드의 누적 수익률이 -10%대로 부진해 시드머니를 환매한 것으로 보인다. 로스컷 규정은 일정 기간동안 수익률이 정해놓은 기준을 벗어날 경우 투자자금을 철회하는 것을 말한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로스컷 규정을 적용한 사례가 없다.

◇시드머니 역할로 인한 투자손실 감내하기 어려워

펀드 운용성과(트랙레코드)가 없는 상황에서 증권사의 시드머니는 초기 시장형성을 위한 밑거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프라임브로커 업계에서는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돼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성장하면 장기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것에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라임브로커 입장에서 고객인 운용사를 배려하고 싶어도 막대한 증자를 통해 투자한 자금 일부가 -10%대의 수익률에 빠져 있는 것을 지켜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시드머니 투자주체는 법적으로 PI팀(자기자본 운용)이 맡게 돼 있다. 헤지펀드 시장이 워낙 초기 상태라 투자는 PI팀에서 해도 투자에 따른 책임은 회사가 전사적으로 부담하거나 프라임브로커 부서가 맡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프라임브로커 부서 재량에 맡기는 증권사의 경우 펀드를 좀더 배려하는 게 가능할 수 있지만 투자 성과가 회사로 귀속되는 경우 더 이상 손실을 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헤지펀드 운용 위축 우려

운용업계에선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하고 펀드규모가 작은 상황에서 시드머니 환매까지 이뤄지면 운용위축을 가져올 수 있어 우려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프라임브로커 스스로 재기불능의 펀드를 선고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이 1조 원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자발적인 투자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아직 초기시장 성격이 짙은 상황에서 펀드 설정액의 큰 축을 차지하는 증권사 시드머니 자금이 벌써부터 빠져나간다면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의 운용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PBS 계약을 따내기 바빠 거액의 시드머니를 지급했던 증권사들이 이제와 로스컷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프라임브로커 본연의 역할과 상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초 증권사로부터 시드머니를 제공받을 때만 해도 로스컷을 적용할 것이라는 구두상의 표현만 있었을 뿐 구체적으로 펀드 약관에 특정 기간이나 수익률에 관해 명시된 조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규모나 운용사 상황에 맞게 차등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모든 펀드에 동일 금액을 투자한 점과 후발주자로 계약을 따내기 위해 과도하게 많은 금액을 시드머니로 책정한 점이 나중에 부담이 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초기 PBS계약 당시 각 50억 원을 모든 펀드에 일괄적으로 투자했고 후발주자로 나선 현대증권은 첫계약을 맺은 펀드에 10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면서 반응을 이끌었다. 반면 삼성증권은 펀드규모의 2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차등적으로 투자해 시딩에 따른 투자손실을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KB K-Alpha전문사모투자신탁C-S클래스에 100억원을 투자했던 삼성증권은 당초 펀드 규모대비 투자비중이 일정 수준으로 내려오지 않아 최근 50억 원을 환매하기도 했다. 대우증권은 별도의 조치없이 펀드 성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가량은 펀드 성과를 함께 지켜볼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산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 투자자금을 회수당하면서 운용이 더 위축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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