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이 설립한 PEF, CO-GP 선택하는 이유는? LP·펀딩 성향따라 불가피한 CO-GP...딜소싱과 투자경험 시너지 노려
박제언 기자공개 2013-01-10 11:41:43
이 기사는 2013년 01월 10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에 대한 벤처캐피탈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진 가운데 펀드 운용 방식 중 공동 무한투자책임사원(GP)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단독 GP를 맡기엔 PEF 시장에서 벤처캐피탈의 신뢰도가 높지 않은 탓에 펀딩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PEF 시장에서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가진 은행이나 증권사와 협업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PEF에 진출한 벤처캐피탈은 대부분 공동 GP 방식인 'CO-GP'를 택한다. 현재 메인 GP가 되지 못하더라도 경험을 쌓고 향후 대규모 PEF에서 단독 GP를 꿈꾸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PEF, 절반 이상 CO-GP
수년전부터 PEF투자를 해온 벤처캐피탈도 GP를 단독으로만 맡지 않는다. 소위 2개사 이상 GP로 PEF를 설립하는 'CO-GP'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새롭게 PEF 영역에 들어온 벤처캐피탈 역시 CO-GP를 택한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2011년 11월 기준 금감원에 등록된 PEF 222개 중 51개가 벤처캐피탈의 GP 참여 PEF다. 이중 CO-GP로 등록된 PEF는 29개로 벤처캐피탈 참여 PEF의 절반이 넘는다.
벤처캐피탈 CO-GP의 대상으로는 시중은행, 국책은행, 증권사, 독립형 PE, 투자전문회사, 경영컨설팅업체 등이다. 협력 대상을 한정하지 않는 것이다.
CO-GP는 펀드 투자에 대한 관리보수 등을 나눠 받는다. 역할이나 펀딩 비율에 따라 관리보수 비율이 달라진다. 단독으로 GP를 하면 독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굳이 CO-GP로 PEF 투자를 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하지만 벤처캐피탈들은 자의든 타의든 CO-GP를 선택하는 추세다.
◇CO-GP 원하는 LP.."펀드소진율도 단독 GP보다 빠른 편"
CO-GP로 PEF 투자를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상존한다.
우선 유한책임사원(LP)이 CO-GP를 원한다. 정책금융공사 등 정부 출자금을 받은 PEF의 경우 벤처조합에 비해 약정액이 커진다. 이에 반해 참여 LP들에게 벤처캐피탈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LP입장에서 벤처캐피탈 외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GP로 존재하길 바라는 것이다.
CO-GP 방식을 택할 경우 LP입장에선 GP간 견제와 경쟁을 시킬 수 있다.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GP간 협의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투자처를 찾을 수도 있다. GP는 더 빨리 투자처를 찾아 주도권을 가지겠다는 경쟁심리도 발동한다.
A 벤처캐피탈 PEF 담당자는 "CO-GP와 경쟁해서 더 잘한다는 인식을 LP에 심어주면 나중에 단독 GP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며 "서로간 경쟁으로 인해 펀드 소진율도 단독 GP 보다 빠른 편"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에서 출자 받고 싶은 벤처캐피탈 PEF는 피치 못하게 CO-GP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B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GP 적격기준이 있다"며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 국내 10여개 벤처캐피탈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돈을 받기 위해선 기준에 부합하는 벤처캐피탈이나 금융사와 CO-GP를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펀딩에 유리한 CO-GP..시너지나면 성공적 투자
LP를 모으는 데 CO-GP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본격적으로 펀딩을 시작하면 네트워크가 넓은 GP가 큰 도움이 된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벤처캐피탈 보다 기업 금융으로 인해 네트워크가 넓을 수밖에 없다. 벤처캐피탈 보다 펀딩 역할을 주도하게 된다. 반면, 투자 경험이나 노하우가 많은 벤처캐피탈은 주로 투자 실무적인 역할을 한다.
C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은행권과 CO-GP PEF를 설립할 때는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네트워크로 인한 LP 모집과 투자 경험으로 인한 투자처 선정 등에서 시너지가 나면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PEF투자는 기존 벤처캐피탈이 벤처조합으로 했던 투자와는 차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CO-GP를 선택하는 벤처캐피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는 하되 CO-GP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증권사 PE 담당자는 "벤처캐피탈은 주로 IT나 얼리스테이지(초기기업)에 '베팅(Betting)'하는 투자를 하지만 PEF는 유통이나 제조 등 규모가 성숙한 기업을 밸류업해 돈을 버는 투자 구조"라고 전했다. 벤처조합과 PEF는 투자 성향이나 포커스가 다르기 때문에 벤처캐피탈이 PEF을 단독으로 하기엔 조금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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