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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RBC 부담에 한화생명 추격 포기? 한화생명과 점유율 격차 벌어져…"비그룹계 전업사라서 리스크 민감"

안영훈 기자공개 2013-04-22 08:00:33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을 공표했다. 개별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을 당국이 공개한 것은 1999년 지급여력비율 도입 이후 처음이다. 자본시장 전문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은 RBC비율 공개의 의미와 함께, 국내 보험사의 RBC비율 현황을 살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2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2위 추격전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 대형사 중 유일하게 비 그룹계에 속한 만큼 무리한 외형성장으로 향후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말 0.31%포인트로 좁혀졌던 한화생명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6개월 만에 1.2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대신 같은 기간 1조2534억 원에 달했던 한화생명과의 자본격차는 1조2054억 원으로 줄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비율)도 한화생명보다 9.75%포인트 높은 256.8%를 기록하고 있다.

◇ 한화생명과 격차 3개월만에 두 배로 벌어져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교보생명의 전년 동기 대비 수입보험료(특별계정 포함) 성장률은 17.15%로, 2위인 한화생명(14.86%)를 웃돌았다.

3개월 후인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4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수입보험료 성장률을 21.17%까지 끌어올렸고, 교보생명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도 0.52%포인트에서 1.23%포인트로 벌렸다.

지난해 하반기 즉시연금 절판 이슈 등을 감안하면 한화생명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교보생명은 스스로 성장속도를 늦췄다. 반면 한화생명은 교보생명이 주춤한 사이 좁혀졌던 간격을 다시 벌렸다.

외형 면에서 한화생명에게 밀리지만 교보생명은 대신 보험관련 손익 부문(보험손익 - 책임준비금전입액)에서 '빅 3' 중 가장 양호한 결과를 얻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교보생명은 보험관련 손익 부문에서 -1조814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한화손보의 보험관련 손익은 각각 -3조9898억 원, -2조2556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저축성 상품은 수입보험료의 65%를 차지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며 "하지만 저축성 상품의 경우 자산운용에 대한 부담이 크고, 책임준비금전입액 적립비율도 높기 때문에 보험사에겐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고 하지만 과거의 경영 스타일과 비교할 때 교보생명이 한화생명과의 격차를 0.3%포인트까지 줄인 것 자체도 무리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생명 점유율

◇ 대형사 중 유일한 비 그룹계…리스크 관리에 민감한 지배구조

생보 빅3 중 마지막 남은 기업공개(IPO) 후보인 교보생명에게 한화생명을 제친다는 것은 향후 IPO에서 가산점을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스스로 2위 추격 속도를 늦췄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향후 외형 확대의 대가로 돌아오는 리스크 감내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 그룹계 전업 생보사라는 점에서 교보생명은 리스크 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른 경쟁사의 경우 최악의 경우 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교보생명은 독자적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보생명 내부 인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현재 시장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다른 회사들보다 크다고 느껴진다"며 "비 그룹계 전업사라는 점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보생명도 운용자산이익률 제고를 위한 리스크는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역마진 부담이 빅3 중 가장 적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고수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RBC비율 요구자본에서 신용위험액만은 지난해 6월 말 1172억 원 증가했다. 국공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수익증권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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