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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ECA 부실화 우려 조선 익스포저 자본금 절반 차지…보증대비 여신 확대로 부실 키워

김영수 기자공개 2013-07-29 09:01:03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5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인 수출입은행이 여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조선 해운 등 특정 산업 기업에 대한 편중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다. 업황 악화 지속으로 부실발생 위험이 증가할 경우 동반부실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채권은행으로서 조선사 구조조정까지 나서면서 ECA 고유의 업무 영역도 벗어난 상태다.

◇ 조선 등 특정산업 무리한 여신 확장 '부실위험' 증가

미국 등 주요 나라의 ECA가 주로 보증이나, 해외진출의 기초 데이터가 되는 국가신용도(Country Risk) 조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수은은 대출 업무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수은의 총 여신에서 직접대출 비중은 보증의 2배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대출 증가율 역시 2010년에는 전년대비 18%까지 늘어나는 등 매년 10% 이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증은 2011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대출과 보증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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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WTO 규정상 정책금융기관의 직접대출은 무역마찰 소지(특정 산업의 부당지원)가 있기 때문에 주요국의 ECA는 주로 보증이나 보험 업무에 치중하고 있다"며 "현재는 글로벌 경기악화로, 직접 문제시되고 있지 않지만 수은의 여신지원 규모가 더욱 확대된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신 기능이 없는 수은으로선 해외PF 등 여신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부실이 발생할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대외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여신이 플랜트 조선 등 중장기 수출금융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서서히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라 해당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조선 해운 등과 같은 경기민감업종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은의 역할은 상업은행이 할 수 없는 중장기·거액거래 지원 등 대외거래 관련 위험부담(Risk-taking)을 떠안는 것"이라며 "다만, 보증 이외 대출 취급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성동조선·STX 등 대규모 자율협약 여신 리스크 확대

수은의 무리한 여신 확장은 부실 조선사에 대한 편중 리스크 심화로 점차 표면화되고 있다. 특정 산업·기업에 대한 쏠림이 지나친 상황에서 실제 부실 발생시 건전성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손실 가능성을 떠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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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현재 수은의 선박(조선·해운)부문 익스포저는 21조 3000억 원(전체 대출잔액 84조 원의 25.3%)으로, 이중 자율협약 상태인 STX조선, 성동조선, 대선조선, SPP조선 등 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약 5조 7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수은의 법정자본금(7조 2381억 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자본잠식상태인 이들 조선사의 경영정상화가 지연되거나, 추가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경우 부실채권(NPL) 비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채권 증가로 인해 수은의 BIS비율은 지난해 말 11.61%에서 올 3월 말 현재 10.53%로 하락한 상태다. 성동조선(여신액 2조 2000억 원), STX조선(8000억 원) 등에 대한 여신분류를 현 '요주의'에서 '고정이하'로 할 경우 NPL비율은 올 3월 말 0.6%(5000억 원)에서 3.9%(3조 원)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3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NPL비율은 1.46%(평균)로, 이보다 NPL비율이 급등할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에 따라 채권발행 금리가 상승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편중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동반부실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은이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의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CA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통상 마찰의 소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ECA가 기업 구조조정 업무까지 한다는 것은 고유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여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대표적인 폐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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