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글로벌 '디벨로퍼'를 꿈꾼다 [2014 승부수]발전·석유화학 노하우 접목...IPP사업 체질개선 '불황 타개'
길진홍 기자공개 2014-01-13 08: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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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意志)는 역경(逆境)을 이긴다. 기업 환경은 나빠지고 실적이 악화되어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5년간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외 환경에서도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장을 잡은 기업은 몰라보게 체질이 달라졌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기업에게 2014년은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갑오년, 역동적인 말의 해를 맞아 주요 산업과 기업의 새해 승부수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9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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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우량 사업 선별 수주...외형 축소 부담
이 부회장이 새해 시작부터 경영목표 달성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업황 부진으로 수주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해외사업 수주액은 약 40억 달러로 목표치를 밑돌았다. 해외에서 날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수적인 영업정책을 펴면서 수주가 줄었다.
2012년의 경우 해외사업 수주액은 23억1362만 달러로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1년 해외에서 50억 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올린 뒤로는 줄곧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체 수주잔고도 2013년 9월 현재 22조2676억 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대림산업의 사우디 현지법인인 ‘DSA' 수주잔고는 1조2712억 원으로 같은 기간 5000억 원 가량 줄었다.
과당 경쟁을 피해 해외사업 부실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였지만, 외형 축소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석유화학부문 호조로 매년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나 미래 먹거리인 일감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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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발전 IPP 사업 개척...트렉레코드 쌓기
대림산업은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디벨로퍼'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획부터 시공, 운영까지 관여하는 제안형 사업을 발굴, 천수답식 수주 경쟁을 극복할 방침이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검증 받은 발전과 석유화학부문 디벨로퍼 사업모델 발굴을 서두르고 있다.
당분간 운영 경험(트렉레코드) 쌓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첫 단추는 포천복합화력발전소가 꿰었다. 포천복합화력발전소는 780MW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2기로 구성되며 총 156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단일 발전소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대림산업이 대주주로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정부를 상대로 전력 판매 단가 책정에 관여했다. 오는 6월 첫 상업운전에 들어갈 계획으로 설계 수명은 3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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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은 이어 작년 말 한국인프라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주 퀸즐랜드 밀머랜석탄화력발전소 지분 30%를 인수했다. 지분인수로 석탄화력발전소 운영과 유지 분야에 대한 기술력과 노하우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발전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 민자발전(IPP)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
◇중동 대규모 플랜트 현장 준공 변수
해외사업 다각화 노력에도 불구 잇따른 대형 사업장 준공은 자금 운용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주한 물량은 107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올해 준공 예정인 현장이 10곳으로 공사규모가 67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 삼성엔지니어링(100억 달러), GS건설(92억 7000만달러) 다음으로 많다. 대부분 플랜트 사업장으로 중동지역 물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사우디 쇼아이바 복합화력발전(수주액 12억 1930만 달러)를 비롯한 얀부 수출 정유공장(10억6301만 달러) 등의 대형 사업장 준공이 올해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이들 현장은 원가 상승 부담이 큰 사업장이다. 공사가 지연되거나 발주처로부터 체인지오더 승인이 늦어질 경우 자금운용의 차질이 불거질 수 있다. 다만 공사 기간 중 지속적인 원가 반영으로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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