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위기극복 키워드 '선택과 집중' [2014 승부수] 8315가구 분양, 해외사업 보수적 접근...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이효범 기자공개 2014-01-14 11:05:24
[편집자주]
의지(意志)는 역경(逆境)을 이긴다. 기업 환경은 나빠지고 실적이 악화되어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5년간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외 환경에서도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장을 잡은 기업은 몰라보게 체질이 달라졌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기업에게 2014년은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갑오년, 역동적인 말의 해를 맞아 주요 산업과 기업의 새해 승부수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0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유난히 우려스러운 일이 많았다. 악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손실로 인한 충당금 반영으로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연말에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유동성 위기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체질개선을 주문하고 나섰다. 박 사장은 "지난해를 거울 삼아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의 신년사에 비춰 본 올해 경영키워드를 요약하면 '선택과 집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주택, 건축, 토목 등 기존 사업 분야 중 경쟁력을 갖춘 핵심분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인 발전플랜트 사업 등 민간투자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으로 악화된 실적을 회복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내실을 다져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는 등 시장의 신뢰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주택 등 주력사업 '집중'..발전 등 민간투자사업 '확대'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에만 총 11개 단지 7965가구를 공급했다. 이 가운데 별내2차 아이파크, 위례 1·2차 아이파크, 대구 월배2차 아이파크 등 유망 택지지구에 공급한 4개 단지 4112가구는 계약 시작 후 1개월 이내 100%계약을 달성했고, 지난 11월 분양한 약사 아이파크 689가구 또한 초기 80% 이상의 계약이 성사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갔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에도 전국 각지에서 11개 단지 총 831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물량의 40%를 상회하는 5개 사업지 3453가구 규모가 자체사업이다. 서울·수도권 및 전라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486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까지 미착공 PF 사업을 착공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실을 정리하며 실적 저하가 불가피했다"며 "올해부터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주시하면서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을 위주로 1만 가구 안팎의 주택을 공급해 나간다면 2013년 대비 수익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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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추진 중인 발전사업과 수도권 고속직행철도(GTX) 등 민간투자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서부발전,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동두천 LNG복합화력발전소 개발사업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경남 통영에서도 920㎿ 규모의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등 발전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인 수도권 고속직행철도(GTX) 사업 수주도 추진 중이다. GTX 사업은 총 공사비가 9조 8000억 원에 이르는 대형사업으로 현대산업개발의 도급액은 약 7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 해외사업 보수적 접근 기조 유지..."경험 쌓아나갈 것"
해외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해외사업팀을 신설하고 2012년 4월 베트남에 해외 지사를 설립한 바 있는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다양한 입찰을 진행해왔다. 국내 공기업 및 종합상사와의 협력관계를 넓혀가며 해외사업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공격적인 수주를 지향해왔던 국내 대형건설사들과 달리 현대산업개발의 해외사업 진출은 조심스럽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사업으로 인해 어닝쇼크의 직격탄을 맞는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고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해외사업 진출을 추진한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도 무리해서 수주하지 않겠다는 판단이 깔렸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업성이 양호한 프로젝트를 수주하겠다는 목적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반복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으면서 해외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의 보수적 접근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관사로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며 "무리해서 해외 진출을 하는 것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해 경험을 쌓아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신용등급 하락…유동성 우려 불식 시킬까
사업적 측면 이외에 현대산업개발이 올해 직면한 과제는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시장 경색으로 'A등급' 건설사 발행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몰리면서 차환위험에 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총 차입금은 2013년 9월 말 현재 2조8212억 원이다. 이 가운데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단기성차입은 1조8703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차입금의 66%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올해 2월(3500억 원) 7월(2100억 원) 11월(200억 원)에 만기가 도래하는 58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건설사들이 회사채 상환보다는 차환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최근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로 금융비용 절감과 동시에 차환을 통해 보유현금을 어느정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2월 만기가 도래하는 3500억 원의 회사채는 보유현금으로 상환키로 했다.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계획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지난해 분양을 실시한 사업장의 분양률이 양호해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보유현금으로 상환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실적이 좋은 주택사업장으로부터 올해 원활하게 현금이 유입 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회사채 상환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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