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大戰' 최종 승자는 제주시? 제주개발공사,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농심·광동제약과 희비 엇갈려
장소희 기자공개 2014-01-16 10:11:00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5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수시장 40%를 점유하고 있는 '삼다수'를 놓고 벌였던 승부에서 제조사인 제주시가 가장 큰 이득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판권을 내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새로 판권 계약을 맺은 광동제약도 삼다수 효과가 기대보다 못해 실망하는 눈치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지난해 제주삼다수 매출액과 순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2012년보다 253억 원 증가한 1590억 원 수준이고 순이익은 400억 원 가량이다. 지난 1998년 제주삼다수를 출시한 이래 최고 판매실적과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기록 경신에는 제주개발공사가 광동제약과 파트너십 관계를 새로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12월 제주개발공사는 15년 간 농심과 맺었던 삼다수 판권 계약을 끝내고 광동제약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정했다. 삼다수 판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웅진식품 등 내로라 하는 유통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우수한 영업망을 갖춘 광동제약이 최종적으로 판권을 얻게 됐다.
이후 지난 한 해동안 광동제약은 매출 효자로 떠오른 삼다수 판매에 집중했다. 판권 계약이 2016년까지 유효한데, 광동제약의 판매능력에 따라 계약 연장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삼다수 단일 품목의 매출은 991억 원으로 광동제약 전체 매출의 28.1%를 기록했다. 기존에 광동제약의 매출을 책임지던 건강드링크류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는 각각 576억 원(16.3%), 389억 원(11%) 매출액을 기록하며 삼다수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제주개발공사가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반면 광동제약의 매출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과거 농심의 삼다수 매출과 비교해도 거의 60% 수준이다. 판권이 넘어가기 직전 해인 지난 2011년 농심의 삼다수 매출액은 1905억 원으로 2000억 원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매출이 차이나는 이유는 제주개발공사가 광동제약과 새로 계약을 맺으면서 조건 일부를 바꿨기 때문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광동제약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와 SSM(Super Super Market)에 삼다수를 공급할 수 없다. 대신 제주개발공사가 대형마트와 SSM 판권을 쥐고 직접 상품 공급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가 이미 시장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생수이기 때문에 새로 판권 계약을 맺을 때 대형마트와 SSM 등 비교적 영업망이 잘 갖춰진 유통채널은 직접 공급에 나섰다"면서 "사실상 삼다수를 유통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인 농심이나 대량 공급처를 놓친 광동제약 모두 손해 봤다고 느낄 수 있는 측면"이라고 평가했다.
아무래도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농심이다. 매출의 10% 가량 지탱하던 삼다수 판매 종료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농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1조 382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한 610억 원에 그쳤다.
삼다수에 대적하기 위해 새롭게 출시한 '백산수'가 예상만큼 선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농심의 고민 중 하나다. 농심 신춘호 회장의 형인 신격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 롯데그룹(롯데칠성음료)도 생수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아이시스'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고 최근에는 '백두산 하늘샘'이라는 신상품도 내놓으며 백산수가 자리잡을 틈을 주지 않고 있다.
결국 시장 점유율 40%인 삼다수를 차지하기 위한 승부에서 원 제조사인 제주개발공사가 승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 효자인 삼다수 판권을 얻기 위해 업계에서 치열하게 다툰 가운데 실질적인 승자는 제주개발공사"라며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이 다시 40%를 넘어서는 등 회복세에 있어서 앞으로도 제조사인 제주개발공사의 입김은 더욱 세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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