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수영복까지 만든다고? [패션업 리포트]의류시장 잠식..아웃도어 시장서 노스페이스 제치고 매출 1위 등극
문병선 기자공개 2014-04-15 08:3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1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랙야크가 수영복까지 만든다던데요?"패션업체 한 홍보팀장이 점심식사 자리에서 건넨 말이다. 사실 블랙야크가 수영복을 실제 만드는지 안만드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수영복을 만들어 팔아봐야 얼마나 매출에 플러스가 되겠는가. 포인트는 수영복이 아니다.
'수영복까지 만든다'는 말은 요즘 아웃도어 패션이 국내 의류시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고, 다른 의류 영역을 어떻게 잠식해 가고 있는 지 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블랙야크'가 대화의 주제가 된 건 그런 아웃도어 시장에서 블랙야크의 위상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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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업체의 고성장에 대해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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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발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아웃도어 트렌드가 패션시장을 주도한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블랙야크 뿐 아니라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코리아 등 상위 업체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던 작년, 블랙야크는 28% 성장했다. 매출액은 5805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1인자 '노스페이스'를 만들어 파는 영원아웃도어는 작년 매출액이 5267억 원이었다. 감사보고서상 매출액만 보면 블랙야크와 노스페이스의 매출 순위는 역전돼, 블랙야크가 처음 1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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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2위를 다툴 것이라던 K2코리아는 작년 3997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비슷한 규모의 매출액을 올리던 코오롱스포츠의 정확한 매출액은 나오지 않는다.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하면 코오롱을 떠올리기 쉽지만 블랙야크나 K2 모두 토종 브랜드다. 코오롱이 원단 시장에 이어 등산장비 시장에 진출하던 1973년, 블랙야크의 전신 '동진'사가 종로 5가에 문을 열었다. 강태선 사장은 제주도에서 갓 상경해 동대문의 이모네 의류가게에서 일을 하다가 '모자' 점포를 인수해 지금의 블랙야크로 키워냈다.
국내에서 친숙한 '블랙야크'라는 브랜드는 엄홍길 대장의 한마디에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1992년 강태선 회장이 속한 '거봉산악회'가 히말라야를 등정할 때, 엄 대장은 야크(Yak)를 보고 경이로운 표정을 짓고 있던 강 회장에게 "야크, 이름이 너무 멋진 것 같지 않아요? 저걸 상표로 만들면 어떨까요?"라고 지나가듯 이야기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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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크(Yak)는 '셰르파(Sherpa)의 셰르파'로 알려져 있다. 강인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고 험난한 고산지대에서 밭을 갈거나 짐을 나르는 일까지 해낸다. 산소가 부족한 고산 지대에서 히말라야 등반가의 셰르파가 되어 준 동물이다.
강 회장은 그 이듬해부터 브랜드화 작업을 시작해 1995년 '블랙야크'를 탄생시켰다. '야크'는 고유명사인 까닭에 상표 등록이 안됐고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블랙야크'로 새로운 브랜드가 결정됐다. 회사명으로 블랙야크를 쓰게 된 건 2010년 1월1일 동진레저를 기업분할하면서 부터다.
등산장비에서 시작한 블랙야크는 이제 아웃도어 시장을 넘어 의류업계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해 하고 있다. 캐주얼 시장의 영역을 잠식해 들어간 지 오래다. 아웃도어 전문성을 살리는 익스트림 피크(Extreme Peak) 라인, 올레길 트레깅 등에 적합한 백 컨트리(Back Country) 라인, 트레킹이나 농구, 자전거 등 다양한 야외활동에 편한 이얼티(E-ultimate) 라인, 학생이나 일상복으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유컴포트(U-comfort) 라인 등이 있다. 의류업계 다른 관계자는 "아웃도어에서 다운타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지역도 확대된다. 종로 5가에서 시작된 '동진'사는 '블랙야크' 브랜드로 중국은 물론 유럽을 공략하는 위치에 까지 왔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중국 지역의 전망이 좋고 실적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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