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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선, 현대시멘트 경영권 지킬 수 있을까 출자전환 완료, 최대주주 하나은행으로..정 회장 지분율 크게 희석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16 08:33:29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3일 1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시멘트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서 정몽선 회장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됐다. 만약 올해 말까지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 회장의 경영권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출자전환)를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지분율 12.52%(109만5900주)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고, 외환은행은 11.91%(104만2500주)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유증으로 정몽선 회장의 지분율은 20.04%에서 2.32%로 내려앉았다. 친인척 관계인 정재은·예린, 이주환 씨의 지분율은 각각 0.13%, 0%, 0.01%까지 하락했다. 이로써 최대주주 자리는 채권단의 몫으로 돌아갔다.

사실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한 정 회장의 현대시멘트 지분율 희석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100% 지분을 보유한 성우종합건설에 무리한 지급보증을 섰다가 불똥이 번지면서 2010년 채권단과 워크아웃을 맺었다. 이후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한 기업 회생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특히 대규모 지급보증에 대한 손실금을 지난해 재무제표에 반영시킨 것이 기름을 부었다. 이로 인해 현대시멘트는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시멘트의 자산은 4790억 원, 부채는 7558억 원으로 마이너스 2768억 원의 자본을 기록했다.

워크아웃 상태에서 자본잠식에까지 빠지자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통해 기업을 회생시키기로 결정했다. 3787억 원 중 무담보채권 회수 금액인 580억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자금을 채권단이 추가 출자하는 계획이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관련 계획안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인해 지분율이 크게 희석되면서 정 회장이 과연 자리를 온전히 지킬 수 있을지는 더욱 불확실해졌다. 다만 채권단은 아직까지 정 회장의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해서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니다"라며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만큼 경영권이 당장 변동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 회장의 자리도 지켜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말로 워크아웃 일정 종료 시점이 잡혀있어, 만약 확실한 반전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로까지 치닫게 될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에서 졸업만 한다면 정 회장은 사재 출연 등 방식으로 채권단 지분을 매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한편 지난 1969년 현대건설에서 분사돼 설립된 현대시멘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동생 고 정순영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던 곳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본업에서 탄탄한 수익을 거뒀지만 이후 스키장, 콘도, 건설 등으로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했다가 발목을 잡혔다. 장남 정몽선 회장이 1997년 회사를 맡은 지 약 10년 만에 빚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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