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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상승장, 가치투자에 안성맞춤" [가치투자 대담]②이채원 한국밸류운용 CIO-최광욱 에셋플러스운용 CIO

박시진 기자/ 박상희 기자공개 2014-06-20 13:02:21

[편집자주]

머니투데이더벨이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및 주식운용본부장을 대상으로 '테마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다. 천편일률적인 시장 전망 중심의 인터뷰를 지양하고, 사전 서베이에 근거해 강세장, 약세장 등 테마를 정해 개성있는 인터뷰를 기획했다. 급변하는 국내외 투자환경에서 전략을 책임지는 CIO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7일 20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들이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실 일부에서는 가치주펀드에게 불리한 환경이 오고 있다며 성장주 펀드로 슬슬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과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전무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주가지수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거품장이 오지 않는 한 꾸준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 증시도 가치투자자들에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박스권 장세가 유지되거나 '미약한'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스권 장세 속 돋보인 가치주 펀드…수익률도 상위권 랭크

가치투자에 집중했던 한국밸류·에셋플러스·신영자산운용의 수익률은 2012년부터 비슷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사이 대형주가 힘을 못쓰면서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많이 편입한 가치주펀드의 수익률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2010년 말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편입한 한국밸류운용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고, 이후에는 사별로 편차는 있지만 세 운용사의 수익률이 액티브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보였다.

상승장이라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로 담은 일반 대형주 펀드들이 수익률을 내기 유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이 상승한다고 가치주펀드에 무조건 불리한 건 아니다. 두려운 건 비이성적으로 과열된 시장이다. 이 부사장은 "가치주펀드가 가장 좋아하는 시장 환경은 시장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장이고, 최악의 시장은 거품이 낀 것"이라며 "시장에 거품이 껴 지수가 비이성적으로 치고 올라가면 가치주펀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치주펀드와 롱숏펀드는 모두 수익률에서 선방하며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혹시나 롱숏펀드에서 매수(long)한 종목과 가치투펀드에서 투자한 종목이 겹치진 않았을까. 이 부사장은 "전통적으로 롱숏펀드는 페어 트레이딩 전략을 쓰기 때문에 롱과 숏을 같은 업종 내에서 가져간다"며 "롱숏펀드에서 매수하는 종목은 가치주펀드에서 주목하는 저평가된 가치주와는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과 최 전무는 국내 롱숏펀드들의 전략이 퇴색됐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덧붙였다. 페어 트레이딩을 기반으로 한 롱숏이 본래 롱숏펀드의 전략이지만, 최근 롱숏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담을 수 있는 주식이 포화 돼 페어트레이딩을 구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 전무는 "기본적으로 롱숏을 칠 때 산업 연관성이 있는 주식들로 페어 트레이딩을 해야 한다"며 "이전의 랩(Wrap) 열풍처럼 롱숏펀드의 인기도 곧 사그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롱숏펀드가 각광받으며 오히려 가치주펀드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며 "팔고 싶은 주식을 비싸게 팔 수 있고, 사고 싶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코스피지수 2000 초반대 예상…기업지배구조 이슈가 화두

앞으로의 시장 전망은 어떨까. 두 CIO 모두 시장을 예측 할 수 없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초반대로 박스권 횡보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환율에 대한 생각은 엇갈렸다.

이 부사장은 펀더멘털적인 이슈는 없지만, 대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12월 조세특례제한법이 마감된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이 결국 핵심이 될 것이고, 이 이슈가 시장을 떠받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이 예측하는 코스피는 2000포인트 초반대였다. 국내 전체 기업들의 이익은 90조 원으로 예상했다.

최 상무 역시 "시장예측은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이익이 어떻게 변할까에 주목한다며 내년까지도 좋아지지 못할 뿐더러 좋아질 업종도 보이지 않는다. 지수는 박스권에 갇혀 있을 것이며, 2050선이 한계라고 생각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일시적 유동성 효과로 지수가 올라갈 수 있지만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산업의 사이클을 거론하며 "이전처럼 경기를 주도하는 업종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잉설비가 해소돼 숏 헤지(short hedge)가 나면 그 때는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몇몇 기업들이 이익을 독점할 것"이라며 "과거 D램 시장에서 살아남아 이익을 독과점하고 있는 하이닉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 부사장은 일정 수준의 원화 강세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최 상무는 환율에 대해서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손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기업이익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환율 역시 예측할 수 없다. 환율이 안 좋은 상황이라 전반적으로는 기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도 있고, 어떠한 액션을 취할 수도 있다. 오래 전부터 환율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수출, 제조쪽 비중을 줄여왔다. 오히려 소비재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산업, 음식료쪽 등의 비중을 늘리고 잇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원화환율이 하락하는 움직임은 좋다고 생각한다. 원화가 강세로 간다면 내수도 살아나고 부동산 경기도 좋아진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환율 하락에 대해 아직까지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980원 선이 깨진다면 정부가 일정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최광욱, 운용사테마인터뷰
△'가치주' 대담에 참석한 최광욱 에셋플러스운용 전무(좌)와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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