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현대·한진' 등급, 현상유지냐 추가강등이냐 [정기 신용평가 리뷰] ⑥업황 개선 및 구조조정 뒷받침돼야 신용도 회복 가능
민경문 기자공개 2014-07-22 10:16: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8일 1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동부, 한진, 현대그룹 등 구조조정 대기업 3총사의 신용등급 강등이 두드러졌다. 동부와 현대그룹 회사채는 각각 주력 계열사인 동부제철과 현대상선을 중심이 돼 투기등급으로 추락했다. 그나마 대한항공의 에쓰오일 지분 매각과 한진해운 유상증자를 성사시킨 한진그룹이 등급 하락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일단 동부와 현대그룹 대부분 계열사가 등급 하향 검토대상(와치리스트)에 올라 있고 한진그룹의 계열 지원 이슈가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등급 강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아직 '현재진행형'인 구조조정의 성과와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 여부가 최종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동부팜한농 제외하곤 모두 투기등급…금융계열사로의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 우려
동부는 3개 그룹사 가운데 상반기 신용등급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국내 신용평가사 모두 동부건설, 동부메탈, 동부CNI, 동부제철 등 주력 계열사에 투기 등급을 매겼다. 재무적투자자(FI)를 등에 업은 동부팜한농이 유일하게 BBB+에 그쳤지만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와치리스트 등재는 피하지 못했다.
이달 초 동부제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오너가의 자금 출연 등으로 당장 그룹 유동성 위기는 넘겼지만 향후 자산 매각 등을 통한 구조조정 추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비금융계열사의 경우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업기반이 마땅치 않아 실적 회복을 통한 차입금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패키지 자산 거래 무산 이후 동부건설이 동부당진발전 매각을 개별적으로 진행중인 가운데 경영정상화의 핵심인 동부제철의 인천공장 매각은 난제로 남아 있다. 매물로 내놓은 동부하이텍 및 동부메탈도 언제 팔릴 지 불투명하다. 일단 자산 매각이 이뤄져야 연내 만기도래하는 계열사 회사채(총 1644억 원)도 상환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금융계열사들의 신용위험이 금융계열사로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미 동부제철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동부캐피탈의 신용등급이 떨어졌으며 동부증권은 계열사 채권 인수에 따른 '평판 리스크'에 시름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대주주 지분의 담보제공이 지속될 경우 자칫 경영권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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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구조조정으로 오히려 영업기반 축소…현대증권 매각 여부에 주목
현대그룹은 이달 초까지 유가증권·컨테이너 야드 매각(2930억 원), 외자유치(1140억, 50%는 8월중 입금 예정), LNG 전용선 매각(순현금 유입 4000억 원) 등의 작업이 완료된 가운데 최근에는 현대로지스틱스 매각도 마무리지었다. 구조조정 이행 속도만 보면 한진, 동부그룹보다 월등히 빠른 모습이다.
하지만 단기적 유동성 확보에 그치고 있을 뿐 핵심자산 매각이 오히려 사업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올해 3월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회사채가 투기등급까지 떨어졌지만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이유다. 최근 오릭스와의 지분 거래를 마친 현대로지스틱스에 한해서 한국신용평가가 등급 상향검토 대상에 등재한 것이 전부다.
현대상선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보니 당장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동반타격을 입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해 체결한 다수의 파생계약이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엘리베이터 자체의 재무 부담과는 별도로 그룹 차원의 계열 지원 가능성이 신용등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작 핵심 매물인 현대증권의 매각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문제다. 입찰이 진행중이긴 하지만 원매자들이 모두 재무적 투자자(FI)들로 구성돼 있어 현대그룹이 기대하는 가격 수준을 제시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현대증권이 그룹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 꾸준히 담당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 BBB급 강등 가능성 상존…에쓰오일 지분 매각으로 배당 수익원 잃어
한진그룹은 아직 투기등급까지 떨어진 계열사는 없다. 최근 대한항공이 에쓰오일 지분 전량을 매각해 1조 원 정도를 회수한 점이 단기적인 유동성 리스크를 없앴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각이 계속 늦춰졌을 경우 자칫 A급 대표 채권인 대한항공의 BBB급 하락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용평가업계는 한진해운 지원이라는 큰 그림이 바뀌지 않은 이상 신용도 회복은 섣부르다는 평가다. 당초 대한항공의 신용위험이 불거진 것은 에쓰오일 지분 매각의 성사 여부가 아니라 한진해운 등 계열사 지원에서 촉발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지원에 투입한 돈은 대여금과 유상증자 등을 포함해 65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한진해운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업황 자체가 회복될 때까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해운업의 경기선행 지수로 불리는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해외 호텔 건축 등 무리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오히려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진해운과 한 몸이 된 대한항공으로선 기존 항공업 뿐만 아니라 해운업의 시황 변동마저도 신경을 써야 할 처지가 됐다"며 "에쓰오일 지분 매각으로 배당금 수익이 사라졌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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