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포스코, 신용등급 방향성 돌릴까 [Credit Outlook 점검]수익성·차입부담 지속…재무개선 가시적 성과 창출 관건

황철 기자공개 2014-09-02 14:02:43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8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락은 올해 크레딧 시장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통한다. 외환위기(IMF) 당시 AAA급 기업이 줄줄이 최우량 등급을 반납할 때도 막강한 사업·재무안정성을 자랑하며 최고의 신용도를 지켜왔던 포스코다.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가 AAA를 유지해 유효등급의 방어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각종 재무지표는 중장기 전망(Outlook)을 '부정적'으로 돌려놓을 정도로 떨어져 있다.

현재 국내외 철강 시황과 비우호적 시장 환경 변화는 분명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 재무실적이 다소 나아지고 있지만 크레딧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돌려 놓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이대로라면 단기간 내 평가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락 트리거를 탈피할 가능성도 많지 않다.

결국 포스코가 한기평에 이어 신용등급 추가 강등 조치를 피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자구안의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가 될 전망이다. 단기간 내 재무트리거를 달성하지는 못하더라도 가시적 성과를 통해 등급하락을 유예할 명분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EBITDA 창출력, 재무레버리지 개선 급선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 로 평정했다. AAA급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메가톤급 폭탄을 터뜨린 한기평 입장에서 이를 짧은 시간 안에 되돌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시장에서 적잖은 적정성 논란이 일었고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논쟁을 벌인 이후 내린 결단이었다. 이를 뒤엎을 만한 확실한 명분 없이 상이한 결론을 내릴 경우 평가 적합성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코가 신용도 추락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의 이후 평정 태도를 우호적으로 돌려놓는 게 필요하다. 둘 중 한 평가사만 등급을 떨어뜨려도 유효신용등급 하락은 물론 대외신인도의 수직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등급에 달린 '부정적' 꼬리표를 떼내는 게 급선무다. 두 평가사가 제시한 등급하락 조건을 피할 만한 재무실적의 개선을 이루는 게 선결 과제다. 하지만 아직은 신용등급의 안정성을 높일 만한 가시적인 재무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무트리거를 감안해 보면 신용등급 하향이 어울린다.

포스코 트리거

NICE신용평가는 "연결 기준 총차입금/EBITDA 지표가 4배를 초과하고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연결 기준 EBITDA마진 12% 이하, 순차입금/EBITDA 2.5배 이상일 경우 하향 압력이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회복과 재무레버리지의 축소 없이는 신용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포스코의 지난해 연말 기준 총차입금/EBITDA, 순차입금/EBITDA는 각각 4.63배, 3.37배를 나타내고 있다. EBITA마진도 9.18%로 한신평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이미 양 평가사의 재무트리거를 크게 위배한 상태.

다만 권오준 회장 취임 후 강도 높은 자구안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신용도 개선의 여지를 남긴다. 상반기 포스코의 연결 기준 EBITDA는 3조1118억 원을 나타냈다. EBITDA마진은 9.70%로 작년말(9.18%)보다 0.52%포인트 높아졌다.

상반기 EBITA창출력을 하반기까지 이어간다고 가정할 경우 단순 환산액은 6조2355억 원을 나타낸다. 이를 기준으로 한 총차입금/EBITDA, 순차입금/EBITDA 추정치는 4.33배, 3.47배로 작년말보다 소폭 감소한다.

이 역시 평가사의 재무조건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다만 추세적인 재무구조의 개선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경우 신용등급 방어의 여지를 남길 수는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적어도 재무트리거 발동에 의한 등급 하향을 유예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두 평가사 역시 재무트리거가 신용등급 변화의 절대적 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재무성과의 지속 여부나 추세적 변화 가능성에 평정의 무게를 더 둔다는 얘기다.

◇ 연간 EBITDA 7.7조 달성, 차입금 5조 축소 필요

포스코가 두 평가사로부터 부여받은 AAA 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EBITA창출력과 차입금 수준을 2011년 정도로는 돌려놓아야 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2011년 EBITDA마진 11.20%, 총차입금/EBITDA 3.48배, 순차입금/EBITDA 2.65%를 나타냈다.

매출액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EBITDA를 7조4000억 원 수준으로 높여야 12%의 EBITDA마진을 달성할 수 있다. 포스코의 EBITDA는 2011년 7조7208억 원, 2012년 6조2169억 원, 2013년 5조6817억 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3조1178억 원으로 반등했다. 하반기 3조3000억 원 정도의 EBTDA를 창출할 경우 신용등급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차입금/EBITDA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레버리지의 축소가 급선무다. 두 평가사의 재무트리거를 맞추기 위해서는 27조 원에 달하는 총차입금을 20조 원대 초반 정도로 줄여야 한다. 이익잉여금 창출이나 자본성 조달 등을 통한 자기자본확충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적어도 5조 원 정도의 차입금 감소가 필요하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자구안이 적지않은 시간을 요하고 철강시황 회복 역시 더딜 것으로 보여 단기간 내 포스코가 평가사의 하향 트리거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하지만 재무개선의 성과를 창출하며 부담을 줄여나갈 경우 하향 쪽으로 기울어진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돌려놓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가경제와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AAA급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신용평가사 역시 포스코의 등급을 조정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라며 "이들에게 등급 유지의 명분을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재무개선의 성과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