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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의 역성장, LG생명과학 흔들리나 주력 매출 통로 수출 부진…차입 늘며 재무구조 악화

문병선 기자공개 2014-09-16 06:55: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5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쟁 격화와 약가 인하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제약업계에서 LG생명과학은 '수출하는 제약회사'로 통했다.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발벗고 뛰어다니는 경쟁사보다 한참은 앞서 수출길을 개척했고 국내 제약업게 '수출 1위'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런 LG생명과학이 흔들리는 것일까.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올해 상반기에 8년 만의 역성장을 했다. 주력 매출 통로인 수출이 부진했다. 1826억 원의 매출액(개별 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해 전년 대비 8.75% 감소했다. 국내 매출액은 줄었으나 해외 수출이 감소해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LG생명과학 영업실적 추이

상반기 실적 기준 LG생명과학의 매출이 줄어든 건 2006년 상반기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LG생명과학은 2002년 8월 ㈜LG의 생명과학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분할 이후 한번도 매출이 감소한 적은 없었으나 의약품 수출이 크게 줄면서 2006년과 올해 일시적으로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2006년과 다른 점은 주력 의약품 사업이 주춤했다기보다 비주력 사업인 정밀화학 사업 매출이 주춤한 점이다. LG생명과학은 농약원제와 합성의약원료를 정밀화학 사업으로 분류한다. 경기 비탄력적 제품이지만 일부 거래선의 납품이 줄었고 환율마저 떨어진 게 아팠다.

이 때문에 LG생명과학 주변 시선은 곱지 않아 보인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 코멘트가 줄을 잇는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연속 역성장했고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2014년 제미글로 기술수출료 유입이 지연되면 실적 부진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 연구원뿐 아니라 다수의 증권가 연구원들은 투자의견을 낮추거나 실적 저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현태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5일자 보고서에서 "2013년에 없었던 독감 백신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자체 개발 당뇨 신약 '제미글로'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2014년 상반기 저조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감안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LG생명과학은 LG그룹 계열사 중 생명과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미래 신성장동력 기업이다. 그룹 사업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삼성그룹이나 SK그룹 등과 달리 일찍부터 바이오산업 투자를 해왔다는 점은 자부심 중 하나였다. 이런 LG생명과학이 흔들린다면 그룹 미래전략의 축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LG생명과학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추이 비교

투자를 늘리며 재무구조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05년 60.28%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어느새 152.81%까지 올라갔다. 올해 하반기부터 1321억 원 규모의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첨단 바이오 연구단지) 조성 작업이 시작되면 차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뇨 신약인 '제미글로' 예상 매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다만 2015년 이후 매출이 예상되고 있어 실적 개선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일시적이고 해외 수출 물량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제약회사 중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가장 높아 현재는 40% 선이지만 중장기적으로 60% 이상 늘리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100개국에서 파트너 회사를 통해 등록작업을 하고 있고 2015년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등 자체적으로는 수출 확대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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