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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무산' 삼성엔지, 인사 후폭풍 몰아치나 주가하락 등 책임론 대두…구조조정 여부 관심

길진홍 기자공개 2014-11-20 09:04: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9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국 올 것이 왔다" 19일 오전 삼성중공업과 합병 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엔지니어링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잇따른 주식매수청구로 합병비용이 당초 예상치를 초과하면서 해양 플랜트 강화를 위한 거대 통합법인 출범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위기극복의 열쇠로 기대를 모았던 합병 계획이 틀어지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은 당분간 독자생존의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합병 무산에 따른 책임론이 고개를 들면서 인사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삼성중공업 출신의 박중흠 사장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박 사장은 삼성중공업 조선소장 출신으로 지난해 물러난 박기석 사장을 대신해 삼성엔지니어링 수장을 맡았다. 당시 이례적인 인사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으나 최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통합을 추진하면서 합병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통합법인 출범 후에는 삼성중공업 사정에 능통한 박 사장이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합병이 무산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박 사장의 입지가 축소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특히 합병비용 증가의 원인이 된 주가 관리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지난 9월 합병결의 후 잇따른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실적악화 등에 대한 우려로 시장에 매물이 쌓이면서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군살빼기 차원의 인력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동안 합병을 앞두고 대규모 조직개편 작업을 벌여왔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주요 임원들의 문책성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먹거리 창출 여부도 관심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플랜트 부실 여파로 고전해왔다. 작년 말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왔지만 연말 저수익 현장 준공이 몰리면서 원가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현금성자산의 규모가 3400여 억원에 그쳤다. 공종 다변화를 위해 고부가 LNG 액화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저하된 현금 창출력으로 부채비율이 오르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며 "당분간 중동 플랜트 부실 해소와 먹거리 창출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합병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종료된 주식매수청구 행사금액이 총 1조 6299억 원(삼성중공업 9235억 원, 삼성엔지니어링 7063억 원)으로 한도를 초과하자 합병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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