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 정몽선 회장 경영권 유지할까 [시멘트업 리포트]실적개선 자본잠식 벗어나, 성우종합건설 법정관리 신청 '적신호'
김장환 기자공개 2014-12-29 06:58: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26일 08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시멘트는 올들어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별도기준 3분기까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고, 순이익 역시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시멘트 단가 인상과 원재료로 쓰이는 유연탄 가격 하락이 양호한 손익에 힘을 보탠 모양새다.특히 올해는 채권단 출자전환에 힘입어 재무구조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2764억 원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올해 9월 말에는 자본총액이 72억 원으로 돌아섰다. 재무구조가 엄청나게 개선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다른 흐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자회사 성우종합건설의 지급보증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심지어 성우종합건설이 법정관리까지 신청하면서 지급보증으로 얽힌 빚을 고스란히 끌어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정몽선 회장의 재기 가능성도 어둡게 점쳐진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별도기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356억 원, 영업이익 315억 원, 순이익 223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12%, 3.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큰 폭의 흑자전환이 이뤄졌다.
이 기간 순이익이 그만큼 증가했던 배경은 채권단 출자전환이 이뤄진 덕분이다.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를 밟고 있는 현대시멘트에 대해 채권단은 지난 3월 4757억 원대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는 자본감축(감자) 및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이 기간 수익성 개선까지 이어지면서 자본잠식에서 단번에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대시멘트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것은 100% 자회사 성우종합건설에 대규모 지급보증을 섰던 탓이 컸다.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공사가 차질을 빚으면서 성우종합건설은 심각한 경영난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지급보증을 서줬던 빚은 고스란히 현대시멘트 몫으로 돌아왔다. 대규모 자본잠식이 시작된 배경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채권단은 지난 5월 정몽선 대표와 자기주식을 10대1, 그 외 주식을 5대1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곧이어 유동성사채 등 1548억 원대 채무에 대한 채권단 출자전환이 이뤄졌다. 그 결과 현대시멘트는 산업은행(16.38%)을 최대주주로 국민은행(15.89%), 하나은행(12.52%), 우리투자증권(12.46%), 외환은행(11.91%), 농협은행(8.22%), HMC투자증권(5.73%)이 거느린 회사로 탈바꿈했다. 정몽선 대표 지분율은 27.6%에서 2.3%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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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전환이 완료되면서 현대시멘트는 자본잠식에서 단번에 벗어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미흡한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9월 말 별도기준 부채총액 4633억 원, 자본은 72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무려 6478.5%에 달한다. 올해 들어 개선된 수익성을 보이며 재무구조 개선 역시 본격화된 상태지만 대규모 부실을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다.
여기에 성우종합건설의 대규모 지급보증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9월 말 기준 남겨진 지급보증액만 4700억 원대. 심지어 성우종합건설이 지난 4일 어음 부도를 내면서 이는 고스란히 현대시멘트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시 어음부도와 함께 성우종합건설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정몽선 회장의 경영권 유지도 불투명하게 됐다는 평가다. 감자를 통해 최대주주 자리는 비록 내어 줬지만 아직까지 총괄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기업개선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성우종합건설 빚도 고스란히 짊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무 부실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단 소유 회사로 남게 될 가능성 역시 그만큼 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향후 재무개선약정 절차를 거쳐 현대시멘트 역시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쌍용양회, 동양시멘트와 함께 국내 시멘트업계의 판도를 뒤흔드는 매물로 현대시멘트 역시 나오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내수 출하량 6위 기업인만큼 매물로서 매력도가 낮은 기업은 아니다. 관건은 향후 기업개선 절차가 수월하게 진행돼 본격적인 재무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다.
한편 채권단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던 현대시멘트 워크아웃 종결 시점을 최근 2년간 연장했다. 비록 자본잠식은 벗어났고 수익성도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과도한 부채로 인해 당장 워크아웃을 졸업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 기간은 오는 2016년 12월 31일까지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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