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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일동제약 이사진 진출 선언 배경은 실적 악화, 지분법 이익 감소 주원인…경영권 간섭 논란도

김선규 기자공개 2015-02-10 15:04:37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9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이사진 선임 요구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이사회 진출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녹십자는 일동제약에 이사진 선임 요구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진 3명 중 사외이사와 감사 각각 1명씩을 자신들이 추천하는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내용이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이사회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일동제약의 실적에 있다. 일동제약의 결산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확한 실적을 알 수 없지만 지난 3분기 실적을 비춰보면 시원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동제약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한 4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소폭 감소한 103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감소가 뼈아프다. 약가인하로 3.7%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을 2013년 6%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3분기 다시 4%대로 주저 앉았다.

일동제약의 실적 악화는 녹십자의 손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녹십자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이 20%를 넘어서면서 지난해부터 지분법이익을 누리게 됐다. 녹십자는 지분 29.3%를 보유한 2대 주주로서 지난해 3분기까지 일동제약으로부터 획득한 지분법 이익은 265억 원으로 전체 당기순이익에 30%에 육박한다. 이런 이유로 녹십자 입장에서는 일동제약의 실적 악화를 손 놓고 마냥 지켜볼 수 없게 됐다.

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는 2대 주주로서 일동제약의 실적 악화를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동제약의 실적 악화에 제동 걸지 못한다면 녹십자 주주에 대한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에 일동제약 측은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공식적인 답변은 피했다. 하지만 고위 관계자가 녹십자의 이사회 진출이 지나친 경영권 간섭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여 이번 녹십자의 요구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일동제약은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주요 임원 회의를 소집해 녹십자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방안을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동제약 이사진은 총 10명으로 이정치 회장을 비롯한 최영길 사외이사와 이종식 감사 등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번에 교체인사로 언급된 최영길 사외이사는 경희대 의료원장 출신으로 지난 2003년부터 일동제약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종식 감사는 한국투자공사를 거쳐 증권감독원에서 재무관리국장, 삼성증권 감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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