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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서 결론 못 낸 호반건설, 막판까지 눈치작전 경쟁 상황 봐가며 금호산업 LOI 제출여부 결정

문병선 기자공개 2015-02-25 08:40:3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3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잠재 인수 후보군 가운데 유력한 인수의향서(LOI) 제출 가능 기업인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LOI 제출 마감 날짜인 25일까지도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하와이에서 개최된 임직원 단합 행사에서도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반건설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약 일주일간 하와이에서 주요 임직원 해외 워크숍을 열었다. 매년 열리는 워크숍이지만 올해는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여부라는 회사 주요 의제가 자천타천 설정돼 있었던 터라 내부 임직원들조차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상황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이번 하와이 행사에서 어느정도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행사가 끝나고도 김 회장의 결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마치 선봉에 서서 깃발을 든 것처럼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회사측에서는 매우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다"며 "하와이 행사는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었고 매년 열리는 행사가 이번에 하와이에서 열렸던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 등 호반건설의 자금 상황을 주시하는 곳이 적지 않다"며 "먼저 나서서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있다고 말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호반건설은 현재 금호산업 인수전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로 알려져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호산업 매각 공고가 나오기 수개월 전 금호산업 지분을 시장에서 직접 매입해 적지 않은 차익을 남긴 채 지분을 매각했고 화제를 낳았다. 같은 호남기업이라는 정서적 유대감에다 금호산업이 국적항공사(아시아나항공)를 보유한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점에서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 딜로이트안진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인수전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이 25일로 다가온 금호산업 LOI 제출 마감일에 LOI를 제출할 지 말 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호반건설이 컨설팅을 의뢰한 딜로이트안진은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여부와 관련 "조심스러운 행보"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딜로이트안진이 우려한 점은 금호산업 매각전의 '유찰' 가능성이다. LOI 마감 이후 다른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호반건설 단독 입찰이 이뤄졌을 경우 유찰이 선언되고 자칫 닭 쫒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가 가져올 득실에 대해서도 여전히 확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이런 이유 때문에 마지막까지도 경쟁 구도를 봐가며 입찰에 참여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상황에 따라 LOI를 제출할 수도 있고 제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호반건설 안팎의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이미 시장에 알려진 상황에서 발을 빼기도 힘들지만 그렇다고 주위의 우려를 생각하지 않은 채 거액이 소요될 M&A(인수합병)에 '올인'한다는 이미지를 주기도 어렵다"며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금호산업 매각전은 호반건설의 사례처럼 마지막까지도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패를 먼저 보이면 진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눈치싸움은 LOI 제출 단계에서조차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호번건설 역시 먼저 패를 보일 경우 상황에 따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있고 실제 금호산업 인수의 득실이 확실치 않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마지막에 포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인수에 관심이 없었다면 컨설팅 의뢰도 하지 않았을 테고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여부에 대해 고민도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와 짝을 짓는다면 호반건설 입장에서 금호산업 인수가 부담스러운 거래는 아니다"며 "상황이 바뀔 수는 있으나 관심이 없었다면 고민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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