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도 재산불리기에 KDB도 기여? KDB 상대로 발행한 분리형BW, 개인회사 통해 사들여
권일운 기자공개 2015-03-25 08:37:29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3일 15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의 전 사주 전정도씨의 사업 밑천 마련에 '결과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진지오텍의 분리형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전씨 개인 소유 회사인 세화MP에 매각하고, 세화MP는 이 워런트로 취득한 성진지오텍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했다.성진지오텍은 지난 2009년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자는 성진지오텍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었다. 워런트 행사가액은 앞서 발행한 150억 원 규모의 3회차 BW가 4000원, 50억 원 규모의 4회차 BW 7050원이었다.
KDB산업은행은 BW 취득 이듬해인 2010년 3월 워런트 전량을 성진지오텍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전정도씨에게 매각키로 했다. 매각 대금은 229억 원이었다. 해당 워런트를 전량 행사할 경우 전씨는 12.99%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분리형 BW발행이 가능했고, 워런트를 따로 떼 내 거래할 수 있었다. 사모로 BW를 발행할 경우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최대주주 측이 워런트의 30~50% 가량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가 흔했다. 하지만 워런트 전량을 최대주주 측에 넘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DB산업은행의 경우 여신 거래가 활발한 기업에 지점의 영업 차원에서 전환사채(CB)나 BW투자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사채에서 발행한 이자 수익만 해도 연복리 10%가 넘는 까닭에 대출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라는 점에서 워런트에는 큰 욕심을 내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씨는 한 달 여 사이에 마음을 바꿨다. 직접 워런트를 취득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대신 개인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세화MP(당시 사명 유영금속)를 워런트 인수 주체로 내세웠다. 세화MP는 워런트는 자체 자금으로 매입했지만, 행사 대금 429억 원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발행될 성진지오텍 지분을 담보로 맡겨 조달했다.
세화MP가 워런트를 취득하고,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약 5개월 사이에 전씨는 성진지오텍 경영권 지분을 포스코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성진지오텍 주가도 1만 원대 초반에서 1만 90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세화MP는 워런트 취득과 신주인수권 행사에 주당 1만 4755원을 들였지만, 30%가 넘는 차익을 얻었다. 229억 원을 들여 취득한 성진지오텍 지분 12.99%의 평가액은 858억 원까지 상승했다.
이렇게 취득한 성진지오텍 지분은 전씨가 세화그룹을 일구는 데 종잣돈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씨는 경영권 매각 후에도 보유하고 있던 지분과 세화MP가 보유한 지분을 토대로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 500억 원대 대출을 실행했다. 이 대출금은 세화MP와 또다른 세화그룹 계열사 유영E&L에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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