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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뉴텍, 삼창기업 고가 인수..가치평가 적정성 논란 휴지 조각 된 '입찰정지' 영업권만 773억

권일운 기자공개 2015-03-20 08:48:58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8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ICT의 자회사 포뉴텍이 인수한 원전 관련 업체 삼창기업의 가치평가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존속능력에 의문이 있다'는 회계 감사 의견을 받은 삼창기업의 가치를 1000억 원 넘게 평가했다는 이유다. 포뉴텍은 삼창기업의 영업권 인수에 773억 원을 치렀지만, 이 영업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휴지조각이 됐다.

18일 더벨 리그테이블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ICT는 지난 2012년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삼창기업의 원자력 사업부와 플랜트 사업부를 1023억 원에 인수했다. 포스코ICT가 100% 자회사로 포뉴텍을 설립한 뒤 삼창기업의 2개 사업부를 영업양수도 형태로 넘겨 받는 방식이었다. 포뉴텍은 같은해 포스코ICT의 원전PLC 사업부도 양수했다.

삼창기업은 고리와 신고리, 영광, 울진 등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 계측제어설비 정비 용역 업무가 주력 사업이었다. 연간 1600억 원대 매출액에 많지는 않지만 꾸준한 영업이익을 내는 업체였다. 덕분에 자본금이 25억 원에 불과했지만, 37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입찰 정지 처분을 받은 2010년부터 급격히 사세가 꺾였다. 신규 수주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매출은 순식간에 반토막이 났고, 한해에만 수백억 원대 손실이 났다. 플러스(+) 상태였던 이익잉여금이 1년 여 만에 사라지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포뉴텍에 원자력과 플랜트 사업부를 양도하기 직전 회계년도에는 결손금만 658억 원이 쌓였다.

삼창기업의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자 회계감사를 맡은 이촌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이 든다"는 감사 의견을 냈다. 이촌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구조조정과 부채상환, 안정적인 경상이익 달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산과 부채를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포뉴텍은 이런 상황인 삼창기업의 가치를 1023억 원으로 평가했다. 자산가치가 마이너스(-) 상태였던 삼창기업을 인수하는 대신 영업을 양수하는 형태를 택했지만, 양수한 2개 사업부가 사실상 삼창기업의 전부나 다름없었다. 포뉴텍이 삼창기업의 부채 약 800억 원을 상환하고, 실제 매각자 측이 수령한 매각 대금은 200억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뉴텍은 삼창기업 원자력·플랜트 사업부의 영업권과 무형자산 가치에 높은 비중을 뒀다. 이들 사업부 인수를 통해 773억 원에 해당하는 영업권과 253억 원의 무형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했다. 당시 포뉴텍 측 인수 자문은 삼성증권(금융)과 언스트앤영 한영(회계), 태평양(법률)이 맡았다.

포뉴텍은 "포뉴텍과 삼창기업의 영업을 결합해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와 수주 잔고, 기술력 등을 반영해 공정가치평가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뉴텍은 이 과정에서 삼창기업 2개 사업부의 영업현금흐름에 12%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로열티 회피율과 기술력 부문에서 각각 7%와 1%의 가중치를 뒀다.

하지만 삼창기업의 가치평가에 이같은 잣대를 들이댄 데 대해 인수합병(M&A) 업계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주 잔고와 지적재산권은 그에 상응하는 값을 치를만 하지만 고객사로부터 입찰 정지 조치를 받은 회사의 영업권을 지나치게 높게 산정한 것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특히 포뉴텍이 삼창기업 인수 이듬해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로 한수원으로부터 공급자 등록 효력 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점은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M&A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수주 잔고와 지적재산권 등에 대해 공정가치평가를 진행한 무형자산 부분은 납득이 가지만, 영업권 가치에 대해서는 과대평가 논란이 생길 만 하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계열사로부터 양수한 사업부에 대해서는 무형자산 가치나 영업권 가치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은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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