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ARS, 검증은 됐나 [ARS 긴급점검]후발주자들 운용중단 잇따라…"자문사 검증 과정 필요"
강예지 기자공개 2015-04-22 10:23:54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7일 09: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롱숏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인 ARS(Absolute Return Swap)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운용을 중단하는 계좌가 발생하고 있다. 시장 선두주자로서 철저한 검증과 리스크 관리로 '스탠다드'를 만든 신한금융투자가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반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증권사들이 검증되지 않은 자문사를 쓰면서 ARS 시장의 질서를 흐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신금투, 6개월 트랙레코드 검증…설정액 일정규모 도달하면 클로징
신한금융투자의 ARS 판매액이 2조4000억 원을 돌파해 전체 시장규모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ARS 상품계약을 맺은 자문사로는 쿼드투자자문(쿼드자산운용)와 그로쓰힐투자자문, 프렌드투자자문, 타임폴리오투자자문, 유리치투자자문, 라임투자자문, 알펜루트투자자문, 트리니티투자자문 등이 있다. 해외사로는 스팍스아시아와 쿼드자산운용 홍콩법인 등이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ARS 상품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철저하게 역량을 검증한다. 일정 기준 이상의 자문사와 운용사에게 시드머니를 주고 성과를 입증하게 하는 것이다. 6개월 트랙레코드를 쌓게 하고 연 8%의 목표 수익률과 변동성을 갖춘 곳과 계약을 체결한다.
또 자문사와 운용사의 역량을 판단해 운용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소프트클로징을 협의한다. 운용인력과 시스템 등에 따라 운용할 수 있는 자금규모를 관리하는 것이다. 자문사와 운용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1차 소프트클로징 시점은 설정액이 3000억 원을 넘어선 때로 본다. 예로 목표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로 자금을 끌어모은 그로쓰힐투자자문과 라임투자자문, 알펜루트투자자문은 1차 클로징을 했다.
1차 클로징 뒤 자문사와 운용사가 운용인력을 늘리거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다면 자금을 다시 받기 시작하고, 또 자금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클로징한다. 설정액 8000억 원에 도달해 2차 클로징에 들어간 타임폴리오투자자문과 1조 원에 도달해 클로징한 쿼드투자자문(쿼드자산운용) 등이 예다.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시드머니를 제공하는 것은 잠재적인 고객 손실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때문이다. 성과보수가 운용보수보다 훨씬 높은 상품 구조상 자문사와 운용사는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것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
◇운용중단 계좌 속출…"후발주자들 상대적 부진"
안정적인 구조로 주목받으며 급성장한 ARS 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최근이다. 여러 증권사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익률 부진으로 운용을 중단하는 계좌가 속속 발생했다.
운용을 중단한 것은 ARS의 기초자산이 손절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손절라인은 대체로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에 연단위 만기를 곱한 수준으로 대략 4~5% 선에서 형성된다. ARS의 만기 전까지 투자한 자금은 묶이지만 운용을 중단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원금을 보장받는다.
ARS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자문사의 운용중단 사례가 많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후발주자로 나선 증권사와 계약맺은 자문사 중에는 이미 롱숏 전략 실패와 계좌 운용중단 등으로 거론되는 곳들이 있다. 이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증권사와 자문사의 검증과정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트랙레코드를 검증할 충분한 시간과 기준없이 급하게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ARS 판매에 늦게 나선 증권사일수록 롱숏운용을 맡길 자문사를 찾기 쉽지 않은 실정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ARS 판매를 본격화한 현대증권과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등은 롱숏운용 자문사를 수시 검토하지만 시장에 절대적으로 후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신한금융투자를 포함한 일부 증권사의 까다로운 기준은 자문업계에서도 소문이 나있다. 소형자문사 등이 눈높이가 높은 증권사보다 다른 증권사를 탭핑한다는 점은 이들 증권사의 문턱이 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성과가 좋은 회사더라도 수익률이 좋지 않아 실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 등과 계약을 맺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자문사나 신생자문사들이 다른 증권사를 찾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 자문사와 후발주자로서 드라이브를 거는 증권사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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