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어닝쇼크' 대우조선, 신용등급 강등 불가피? 한신평, 선제적 하향 평가…한기평·NICE 정기평가 주목

황철 기자공개 2015-05-20 10:00: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8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업계 유일의 흑자 행진을 멈추고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 장기 침체 속에 적자 전환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왔었지만, 그 수준은 시장의 예상보다 컸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교체 후 추가적인 '빅 배스(Big Bath)'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어닝쇼크로 신용등급의 하락 가능성 또한 농후해졌다. 이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장래 전망을 선반영해 기존 A+에서 A0로 한 노치(Notch)낮췄다. 반면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보다 한 달 전 회사채 본평가에서 A+ 등급을 유지해 준 바 있다.

그러나 한기평·NICE신평 모두 1분기 실적을 토대로 조만간 정기신용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규모 영업손실 우려가 현실화했고 향후부진한 수주실적과 운전자본 부담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신용등급 강등이나 적어도 '부정적' 전망 부여 등의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 일회성? 전망도 불투명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별도 기준 804억 원의 영업적자와 163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대규모 대손충당금 설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가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의 잇따른 대규모 영업손실에도 나홀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던 터라 이번 어닝쇼크의 충격은 컸다.

실상을 뜯어보면 우려는 더욱 크다. 조선업 장기 불황에 선방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실적 저하의 골이 깊었다. 이번 손실의 직접적 원인인 장기매출채권의 대손 설정도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수 분기 연속 계속됐던 일이다.

앞으로도 장기매출채권과 관련한 대규모 충당금 설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정성립 전 STX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삼은 후 '빅 배스(Big Bath)'를 통해 경영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손실은 예고편일 뿐 더욱 충격적인 실적 발표가 잇따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해양 프로젝트 사업장의 원가율과 관련한 손실을 인식하지 않고 있다. 장기매출채권 부담과 함께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까지 설정될 경우 경쟁사 이상의 원가손실에 봉착할 가능성도 크다.

불안한 조선 업황과 사별 대동소이한 수주환경을 감안할 때 대규모 프로젝트의 손실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리 고해성사에 나선 현대·삼성중공업과 달리 반영 시점만 유예하고 있었을 뿐 사업성 면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달 서둘러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떨어뜨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신평은 "건조선가 하락, 공정 차질, 장기매출채권 대손설정 등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라며 "인도지연 또는 공정차질이 발생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원가 투입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기평가 부담 요인, 신용도 저하 불가피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역시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에 붙인 A+ 등급을 유지할 명분이 약해졌다. 본 평가 당시 기준 재무제표가 2014년 3분기 결산으로 돼 있어 4분기 이후 실적 저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번 1분기 실적까지 반영하게 되는 정기신용평가에서 동일한 결론을 내릴 경우 신용등급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각에서는 회사채 본평가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등급 재조정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정적' 전망 부여 정도로 그칠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한신평이 먼저 강수를 둔 상황에 1분기 어닝쇼크까지 겹쳐 신용등급 유지 결정 자체가 더 큰 비판의 여지를 남길 수 있게 됐다. 5월~6월 중 진행할 대우조선해양 정기평가에서 A0로의 하향 수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9월 AA-에서 A+로 떨어진 후 1년도 안돼 A0로 완전히 추가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 1, 2위 현대·삼성중공업(AA0)과의 차이는 역대 최대 수준인 세 노치까지 벌어지게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