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24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도권 진출이 숙원인 지역소주 업체 무학은 알짜기업이다. 영업이익률이 28%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2852억원)은 업계 1위 하이트진로(1조8723억원)의 6분의 1도 안되지만 영업이익(815억원)은 하이트진로(937억원)와 대등한 수준으로 내고 있다. 돈이 잘 벌리다 보니 재무상태도 훌륭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27.6%에 불과하다.그런데 무학이 최근 서울지역 도매상들로부터 ‘짠돌이'로 지탄을 받고 있다. 돈도 많고 경기도 용인에 물류시설도 갖췄으면서 제품 배송은 도매상들이 자차로 알아서 수령해 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제품 운반비용을 도매상들이 모두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서울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이하 서주협)는 지난주 배송문제로 무학에 공식 항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자차수령이 업계 관행도 아니다. 하이트진로는 운송업체를 고용해 도매상들에게 직배송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매출의 4.2%(795억원)가 운반비로 나갔다. 반면 무학은 지난해 운반비가 매출의 1.9%(54억원)에 불과하다.
사실 무학 소주 ‘좋은데이'는 수도권에서 인기가 없어 수도권 도매상들의 관심 밖 대상이었다. 그런데 과일소주 열풍으로 신제품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납품을 요구하는 주점들이 늘어나며 상황이 바뀌었다. 도매상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먼 거리를 왕복하며 컬러시리즈를 수령하게 됐다. 게다가 소량만 준다고 한다.
한 도매상은 "컬러시리즈가 인기 있다고 아쉬우면 가져가라는 식"이라며 "물량이 달린다고 고작 10박스씩 주는데 이걸 받으려고 파주나 의정부에서 용인까지 왕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매상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매상들의 운반비 증가는 주점에 전가되고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무학도 입장이 있다. 컬러시리즈가 갑자기 인기몰이를 한 탓에 제대로 된 배송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직배송을 할 것이라고 한다.
다만 무학의 자금력을 생각하면 수도권을 대하는 첫 태도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조치할 것인가. 수도권 진출이 숙원이라면 수도권 도매상과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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