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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잘 키운 '카나브' 해외 뚫었다 [제약사 신성장전략]30개국에 3억 2000만달러 수출...복합제로 신성장동력 마련

김선규 기자공개 2015-07-28 08:25: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7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제약시장은 1980년대부터 시작한 강력한 약가 인하 정책으로 성장 정체를 맞이했다. 10년 넘게 지속된 시장 침체로 일본 제약사의 75%가 사라졌다. 이런 와중에 '나홀로' 승승장구한 제약사가 있다. 바로 다케다제약이다.

다케다제약은 1970년대 항생제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신약 개발에 집중했다. 그리고 1977년 미국 애보트(Abbott)와 TAP(Takeda Abbott Pharmaceutical)를 설립해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후 미국 FDA로부터 자체신약인 전립선암 치료제 'Lupron'와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Prevacid' 판매 허가를 받아 대박을 터뜨렸다. 이는 일본 제약시장의 내수침체에도 다케다제약이 꾸준한 성장세를 구가하며, 일본 제1의 제약사로 이름을 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국내 제약사 중 다케다제약처럼 잘 만든 신약으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기업이 있다. 보령제약이 그 주인공이다. 보령제약은 자체 고혈압신약인 '카나브'의 글로벌화를 성공시키며 해외 진출의 성공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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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로 주춤했던 실적도 카나브의 해외 진출에 힘입어 크게 개선됐다. 실제 지난해 보령제약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8% 증가한 244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6%대로 회복했다. 지난 2012년 약가인하 여파로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은 지 2년 만에 과거 수준을 되찾고 있다.

2011년에 출시된 카나브는 지난해 3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신약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2년 걸친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카나브는 투자된 자금만 500억 원이 넘는다. 개발 과정에서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카나브는 지금까지 전 세계 30개국과 약 3억2000만 달러의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수출지역을 넓혀 해외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나브는 중남미 13개국과 러시아, 동남아 등 주로 개발도상국 위주로 수출 전략을 짜왔다. 앞으로는 선진국 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걸어 다국적사와 진검 승부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선진국 공략의 첫 단추는 이미 끼웠다. 지난 5월 일본 후생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PMDA)와 카나브 임상시험을 협의했다. 4분기부터 임상 1상에 돌입하고 현지 파트너 물색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일본 고혈압 시장 규모는 약 82억 달러며 그 중 카나브가 속해 있는 ARB시장은 약 69억 달러 규모다. 현재 다이이찌산쿄의 '올메텍'과 다케다제약의 '블로프레스' 등이 일본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카나브가 효능 면에선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일본 시장에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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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은 카나브의 임상데이터가 축적되면 유럽과 북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유럽고혈압학회에서 카나브의 효능을 검증 받은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임상 및 판매 허가를 승인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현재 독일에서 현지 파트너시인 AET와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허가는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빠르면 10월께 허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임상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복합제도 해외수출의 첨병으로 키울 계획이다. 복합제는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섞어 한 알로 만드는 의약품으로 보령제약은 카나브를 기반으로 3제 복합 항고혈압·고지혈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3제 복합제는 시장에 출시된 경쟁 의약품이 적고 개발에 성공해 복합개량신약으로 인정되면 6년간 독점 판매권을 보유할 수 있어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단일제에 이어 복합제까지 출시된다면 수출 잠재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카나브를 기초로 한 복합제 개발은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며 "해외의 경우 만성질환 치료제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카나브 수출이 한층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로 벌어들인 현금을 신약개발에 재투자해 R&D투자-신약개발-수출-R&D재투자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를 정착한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R&D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 매출 비중으로 5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카나브 후속으로 천신관련 바이오 신약과 함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R&D투자를 하되 철저한 검증과 시장성 분석으로 신약개발에 성공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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