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01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침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신기술사업(신기사)금융업자가 충족해야 하는 자본금 요건을 20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대폭 낮춘 점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전일 금융위원회가 이런 내용을 밝히자 벤처캐피탈은 반색하고 있다.금융위는 진작부터 신기사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려 했지만 국무회의가 마지막 난관이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청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었다. 신기사를 둘러싼 정부 부처의 이해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있다. 창업투자회사를 관할하는 중기청 입장에선 설립 문턱이 낮아지면 창투사들이 신기사로 대거 전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불과 한 달 전 "국무회의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던 중기청 관계자의 발언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느낄 수 있었다.
벤처캐피탈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대체로 신기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창투사의 펀드 형태인 창업투자조합이나 한국벤처투자조합(KVF)보다 신기사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운용하는 게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투자 일선을 누비는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차이는 꽤 큰 듯하다.
이번 개정안의 국무회의 통과는 사실 늦은 감이 있다. 금융위가 신기사의 자본금 요건을 낮추려 시도했던 건 지난해 중반부터다. 그 사이 금융위와 중기청 담당자들이 한 차례 바뀌었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1년이 지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겨우 의견 일치를 이룬 셈이다. 두 부처의 대립에 신기사 전환을 '히든카드'로 삼은 벤처캐피탈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갔다.
정부 부처의 힘겨루기가 근저에 깔려있다는 사실은 벤처캐피탈에 또다른 고민을 남긴다. 가장 큰 돈줄 구실을 해온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가 중기청 산하 기관인 까닭이다. 먼저 나서서 신기사로 돌아섰다가는 '튀어나온 못'이 되기 십상이다. 신기사를 꿈꾸는 벤처캐피탈의 갈 길은 아직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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