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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부진' 한국제지, 고배당 정책 지속 이익률 2% 동종업계 최저…작년 배당성향 46%, 단재완 회장 수혜

김창경 기자공개 2015-12-14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0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국제지가 주주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내부에 대규모 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투자계획도 없다는 점이 고배당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제지의 최대주주는 20% 지분을 갖고 있는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지는 지난 3분기 매출액 1372억 원, 영업손실 17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한국제지가 분기 기준 적자를 본 것은 처음이다. 분기별 매출액 규모는 큰 편차가 없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51억 원, 5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분기 적자는 제지업계의 비수기로 꼽혀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전분기 대비 각각 82억 원, 11억 원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수익성 부진' 한국제지, 고배당 정책 '지속'

한국제지 수익성은 펄프의 가격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펄프는 용지의 원재료다. 한국제지의 생산품은 크게 '밀크(milk)'로 대표되는 일반인쇄용지와 '아르떼'로 잘 알려진 고급인쇄용지로 구분된다. 올해 두 종류의 용지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인쇄용지 52%, 고급인쇄용지가 38% 등 90%에 해당한다.

한국제지는 펄프를 북미, 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주요 원재료 매입비용에서 펄프가 차지하는 비중은 77% 수준이다. 올해 들어 누적 기준 한국제지의 펄프 매입비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톤당 65만 5000원 수준이었던 펄프 매입비용은 2분기 66만 원, 3분기 67만 원으로 확대됐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한국제지는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경쟁사와 달리 인쇄용지가 매출액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완전경쟁시장이라는 인쇄용지 시장 특성상 판매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상승할 경우 한국제지의 수익성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한국제지의 수익성은 국내 인쇄용지 생산업체인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등에 크게 못 미친다. 한국제지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2.2%로 나타났다. 반면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는 각각 5.9%, 6%로 한국제지와 약 4%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그나마 올해 한국제지의 수익성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0년 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이후 한국제지의 영업이익률은 0.6~1.2%포인트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한국제지는 적극적인 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2011~2014년 한국제지의 배당성향(총배당금/당기순이익)은 19%였던 2012년을 제외하고 모두 20%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최근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던 작년에도 한국제지는 37억 원의 순이익 중 17억 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배당성향은 46%에 달했다. 올해도 고배당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고배당 정책의 최고 수혜지는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과 두 아들이다. 현재 단 회장은 한국제지 지분 19.73%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단우영 한국제지 부사장과 단우준 계양전기 전무의 지분율은 각각 4.72%, 4.78%다. 2011~2014년 4년간의 배당금 80억 원 중 23억 원이 단 회장 일가에 돌아갔다. 친인척 및 계열사의 보유지분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한국제지가 저수익에도 고배당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기준 한국제지는 4248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배당이나 상여의 형태로 유출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순이익이다. 한국제지의 현금흐름을 고려했을 때 무리해서 잉여금을 쌓을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투자계획도 없다.

부채비율은 29%로 제조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무차입 경영에 가깝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보다는 가진 돈만 투자하고, 무리한 확장은 금하라"는 선대 회장의 유지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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