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키움자산운용의 '잃어버린 1년' [thebell note]

김일권 기자공개 2016-01-29 09:55: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7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출범한 지 어느덧 1년 2개월이 돼간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4년 5월 우리금융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했고, 그해 12월 키움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을 합병시켜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출범시켰다.

중대형 자산운용사인 우리자산운용을 소형 운용사인 키움자산운용이 삼키는 형태의 합병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특히 두 회사의 합병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자산운용업계 경력이 전무한 윤수영 대표가 회사를 이끌게 된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 1년 남짓한 기간을 되돌아보면 이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던 것 같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핵심 인력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첫번째 증거다. 헤지펀드운용팀, 부동산운용팀, 리스크관리팀, 마케팅팀 등 주요 부서의 팀장급 인재들이 합병을 전후로 회사를 떠났다. 주니어급 펀드매니저들의 이탈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합병 전 우리자산운용에 몸담고 있던 인재들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합병 이후 이렇다할 신규 펀드를 내놓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범 이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며 줄곧 간판 펀드로 밀고 있는 키움장기코어밸류펀드는 여전히 설정액이 600억 원도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절반 가량은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한 시드머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순 상장 주관사 선정을 하겠다며 일부 증권사들에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지만 한 곳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자산운용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무리하게 일을 벌인 것에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실시한 정기 인사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윤수영 대표는 키움투자자산운용 초대 대표로 임명된 지 1년 만에 키움증권 전략기획 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이를 두고 지난 1년간의 경영 실패에 대해 윤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된 것이라는 경질설이 회사 안팎에 나돌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대주주인 키움증권 측은 지난 1년의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 없는 모양이다. 윤 전 대표의 후임으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을 맡게 된 이현 대표의 경력을 보면 그렇다. 이 대표는 조흥은행, 동부증권 등을 거쳐 키움증권 창립 멤버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윤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자산운용사 경력은 찾아볼 수 없다.

아직 취임한지 한 달이 되지도 않은 때에 새 대표에 대해 섣부른 평가를 내리긴 일러 보인다. 하지만 신임 대표가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업계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큰 기대를 걸기도 힘들어 보인다. 어쩌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잃어버린 1년'을 딛고 재도약하기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