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도 안 마른' 계약서, 협상 걸림돌 되나 [용선료 덫 걸린 현대상선]④올 조디악서 초대형 6척 신규 도입, 설득 난항 예고
권일운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6-02-11 09:15: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10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용선료 인하 협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선주들과의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1만 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그야말로 '계약서 잉크가 마르자마자' 용선료를 깎으려는 격이 됐다.현대상선은 2013년 영국 선주 조디악(Zodiac)으로부터 1만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조디악은 대우조선해양에 이들 선박 6척을 발주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월부터 매달 1척씩을 현대상선에 인도할 계획이다. 임대 기간은 12년으로 오는 2018년 용선 계약이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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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빌리기로 한 1만 TEU급 컨테이너선의 용선료는 하루 4만 달러가량이다. 현대상선이 앞서 용선 계약을 체결한 6000TEU급도 하루 4만 달러의 용선료를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해당 선박들은 타 항로에 비해 운임이 압도적으로 높은 미주 동부 항로에 투입키로 돼 있어 현대상선의 다른 컨테이너선에 비해 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감안해도 4만 달러의 용선료는 현재 시세를 고려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게 해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1만 TEU급 컨테이너선 시세는 현재 하루 2만 달러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이 척당 매년 86억 원씩의 손해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일단 현대상선이 모든 선박과 선주들을 대상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서기로 한 만큼 신규 도입할 1만 TEU 컨테이너선도 예외는 아닐 전망이다. 관건은 이제 막 도입된 새 선박에 대한 용선료 인하 요구가 선주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여부다. 계약 체결 시점인 2013년 무렵 이미 해운업황 하향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은 조디악이 현대상선 측의 인하 요구를 거절할 근거가 될 수 있다.
특히 선박금융을 이용해 선박을 구입한 선주들 입장에서는 선박금융 투자자들에 대한 수익 배분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그나마 용선 계약이 꽤 지난 선박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수익을 배분했겠지만, 계약 체결이 얼마 지나지 않은 선박은 수익 배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1만 TEU급 선박을 새로 도입하기로 한 시기는 이미 해운업황이 정점을 찍은 뒤였다"며 "그런데도 높은 용선료를 감내하고 대형 신규 선박을 확보한 현대상선이 이제 와서 용선료를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게 쉽사리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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