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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美 헤지펀드 타깃된 이유 '주주제안' SC펀더멘털 단기간 주식 급증, 취약한 지분 구조 허점

길진홍 기자공개 2016-02-17 08:22:2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6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또다시 국내 대기업을 공격하고 나섰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은 GS그룹 주력 계열사인 GS홈쇼핑을 상대로 배당금 증액과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했다. 장기간 보유하는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SC펀더멘털의 주식매입이 단기간에 이뤄졌고, 곧바로 주가부양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GS홈쇼핑은 대주주인 SC펀더멘털이 배당금 증액과 자사주 매입,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해왔다고 16일 밝혔다. SC펀더멘털은 배당금을 주당 1만 원으로 늘리고, 유통주식 62만주 가량을 매입한 뒤 소각해 주가를 부양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데이빗 허위츠 SC펀더멘털 사장은 작년 10월 GS홈쇼핑 본사를 방문해 배당 정책 강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주주제안을 하겠다고 밝힌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GS홈쇼핑 주가 추이

GS홈쇼핑은 법률 검토를 거쳐 주주제안을 총회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상법상 상장사의 경우 1% 이상인 주주의 제안도 안건에 반영해야 한다. 다만 각론에서 이견이 있는 만큼 안건 상정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015년 말 기준 SC펀더멘털이 보유한 GS홈쇼핑 지분은 1.4%이다.

SC펀더멘털은 주주 제안 명분으로 이익잉여금을 들고 나왔다. GS홈쇼핑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주당 5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배당금 총액은 323억 원이다. 그러나 SC펀더멘털은 이익잉여금을 활용하면 배당금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S홈쇼핑이 보유한 이익잉여금은 2015년 3분기 기준 7900억 원이다.

GS홈쇼핑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매출과 순익이 갈수록 줄고 있는 가운데 배당을 무작정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의 순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41%이다. CJ홈쇼핑(배당성향 25%) 등 경쟁사를 크게 웃돈다. 지난해 배당성향도 42%에 달했다. 2년 연속 순익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

홈쇼핑 3사 배당성향
<자료: 감사보고서, 이익잉여금 2015년 3분기 기준>

불황 타개를 위해 해외 진출과 물류센터 건립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무작정 배당금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이유로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도 각각 7900억 원, 1조 원을 잉여금을 축적해두고 있으나 보수적인 배당정책을 펴고 있다.

업계는 SC펀더멘털의 주주제안이 보유 주식 평가손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SC펀더멘털의 GS홈쇼핑 지분율은 1.4%이다. 2014년의 경우 지분율이 0.13%에 그쳤다. 대부분 주식을 최근 1년 사이에 매입했다.

GS홈쇼핑 주가는 같은 기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 초 21만 6800원에 시작한 주가가 연말 16만 70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30% 가까이 주가가 급락했다. 증권업계는 이 기간 SC펀더멘털이 50억 원 안팎의 평가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주가 급락에 따른 손실 만회를 위해 주주제안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행태가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SC펀더멘털의 투자 철학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SC펀더멘털 측은 그 동안 국내 언론을 통해 '가치투자 전문' 헤지펀드임을 강조해 왔다. 대규모 지분 매입 후 단기간 내 인위적인 주가 부양 요구는 그동안 주장과 상반된다.

동종업계에 비해 다른 GS홈쇼핑의 지분구성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GS홈쇼핑의 최대주주는 ㈜GS로 지분율이 30%에 그친다. 경쟁사들의 경우 대주주 지분율이 NS홈쇼핑 53.91%, 현대홈쇼핑 40.87%, CJ오쇼핑 43.3% 등으로 이뤄졌다. 경쟁사와 대주주 지분율 격차가 현저히 벌어진다.

게다가 GS홈쇼핑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35%로 대주주 지분을 상회한다. 이런 이유로 안팎에서 취약한 지분 구성이 헤지펀드 등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GS홈쇼핑이 대기업 계열이라는 데서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됐다. 지난해 엘리엇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삼성물산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33%를 웃돌았다.

GS홈쇼핑은 주주총회 표 대결을 자신하고 있다. 당분간 국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 표심 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는 오는 3월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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