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한양제이알디와 재협상 벌인다 전주공장 매각 지속, 한양 '우선권'...거래조건 전면 조정 불가피
김장환 기자공개 2016-02-23 11:49:31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2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주택이 대한방직 전주공장 인수를 포기하면서 공은 다시 우선협상자이던 한양제이알디 품으로 돌아왔다. 가격 등 거래 조건이 크게 완화될 가능성도 열려 있어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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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제이알디는 건설전문회사 한양이 대한방직 전주공장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을 맺고, 지난해 8월 설립한 곳이다. 복수의 건설사와 맞붙은 한양제이알디는 2005억 원대 가격을 써내 전주공장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올라섰다. 부영주택은 차순위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방직의 전주공장 매각은 전주 시내에서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모았다. 서부신시가지 조성 계획에 맞춰 인근 상권이 크게 개발됐지만, 중심지에 위치한 해당 부지는 대한방직이 쥐고 있어 손을 대지 못했다. 한양제이알디는 이곳을 인수해 복합몰 등 상업지구로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한양제이알디는 이달 12일 전주공장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시청에서 공업용지인 전주공장의 상업용지 변경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탓이 컸다. 전주시는 수백 명의 직원이 공장에 출퇴근하고 있어 인근 상권에 도움이 되고, 또 녹지도 풍부한 부지여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지역주민들에 보다 유리하다고 봤다.
한양제이알디의 포기로 전주공장 매입 기회를 얻게 된 부영주택 역시 이를 이유로 인수 의지를 접었다. 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전주공장 인수를 고려했던 상황에서 용도변경이 쉽지 않다는 게 역시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대한방직은 부영주택과 협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속해서 전주공장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몇 년 사이 대규모 순손실이 이어지는 등 경영난이 가중된 탓에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섬유사업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 등 이유로 향후 경영전망도 밝지 않다.
대한방직은 이에 따라 한양제이알디와 전주공장 매각 협상에 재차 돌입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차 매각 실패로 향후 일정과 가격, 다양한 매각 조건 등은 모두 원점에서 재협상하게 된다. 기존 매각 시기는 이달 29일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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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매각 추진 과정에서 전주공장 부지의 인수 매력도가 예상보다 낮다는 게 노출됐다는 점이다. 용도변경 없이는 원매자 입장에서 이를 사들일 만한 이유가 많지 않다. 공장을 짓기 위한 목적이라면 보다 외곽지역으로 나가는 것이 가격적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당장 전주공장을 사들일 이유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한양제이알디와 매각 협상이 무산된 이유가 단순 용도변경 때문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용도 변경뿐 아니라 대한방직에서 잔금 지급일을 과도하게 빠른 시점에 달라고 요구한 것도 협상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 중 하나"라며 "향후 협상이 재개되면 이와 관련된 부분들이 대폭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향후 협상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이제 한양제이알디가 됐다는 평가다. 이미 한차례 포기를 선언했던 매물인 만큼 인수전에 급하게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 촉박한 잔금 납입일을 요구했다는 점 등을 보면 대한방직에 당장 시급한 자금 수요가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협상 진행 과정에서 원매자가 가격 인하 등을 염두에 두고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양 관계자는 "기존 진행됐던 계약 등 세부적 내용은 말해줄 수 없고, 대한방직과 전주공장 인수 협상에 재차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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