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협회, ‘신용카드 재단’ 제대로 운영할까 기존 사회공헌위원회 존재감 미흡…"생보업계 모델 귀감삼아야" 지적
원충희 기자공개 2016-02-24 09:45:4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3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단을 만들어 카드사의 낙전수익 및 소멸 포인트를 일괄 기부토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안에 따라 카드업계와 여신금융협회의 공동 사회공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공동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생명보험업계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여전법 개정안은 ‘신용카드 기부금 관리재단'을 신설해 선불카드(기프트카드) 미사용잔액 및 소멸 포인트를 일괄 기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여신협회와 8개 전업카드사는 지난 2011년 비슷한 취지로 소멸 포인트 등 낙전수익 200억 원을 모아 ‘신용카드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했었다. 하지만 업계의 무관심과 소극적인 태도로 집행실적이 저조한데다 기금 역시 2011년에 딱 한번 조성한 이후 지속되지 못했다.
예산집행 및 사회공헌위원회 구성원에 대한 투명성도 미흡한 면이 있다. 원래 신용카드 사회공헌위원회는 여신협회장을 위원장으로, 3개 카드사 대표와 학계 및 사회복지전문가, 가맹점단체, 소비자단체 등에서 선출된 3인을 합쳐 총 7명으로 구성했지만 어느새 8개 카드사 대표가 모두 들어와 구성원 간 밸런스가 깨졌다.
사회공헌예산 집행에 카드사 대표들이 많아지면서 외부위원들은 구색 맞추기처럼 보이는 형태가 됐다. 게다가 3인의 외부위원들도 실체가 불분명하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사회공헌예산과 관련해 외부위원들이 각종 청탁 및 외압에 시달릴 수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규정상 외부위원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효성과 투명성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개적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카드업계 보다 앞서 공동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생명보험업계를 대표모델로 꼽고 있다.
생명보험 사회공헌위원회의 경우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회공헌위원회 구성원과 소속, 사회공헌예산 배분 및 출연현황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원 9명 중 외부위원이 5명으로 업계와 외부 간의 균형도 맞추고 있다.
생명보험 사회공헌위원회 관계자는 "사회공헌위원회 멤버를 공개할 의무는 없다"며 "그럼에도 사회공헌업무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오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 사회공헌위원회 산하에 있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하 생보재단)도 귀감이 될 만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2008년 2월 창립한 생보재단은 10여개의 어린이집 건립과 자살예방사업,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비 지원, 저소득 치매노인 지원, 사회적의인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험업계 대표 사회공헌재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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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여신협회 측은 지난 18일 정무위를 통과한 여전법 개정안이 정식 공포되면 재단설립 관련 업무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다만 신용카드 기부금 관리재단이 설립되면 기존의 신용카드 사회공헌위원회보다 투명성과 독립성은 한층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협회 한 관계자는 "재단을 설립하면 투명하게 공개된 상태에서 기부금 사용실적과 이사회 구성원 등을 카드업계에 보고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보다는 훨씬 체계적이고 독립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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