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에서 멀티·글로벌 투자로…전략 다양화 ②초창기 모든 펀드 롱숏 중심…2013년 이후 다양한 전략 출연
최은진 기자공개 2016-03-28 09:40: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4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입 5년이 채 안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4조 원대로 성장했다. 양적 성장은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롱숏일변도에 그쳤던 헤지펀드 전략이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멀티(Multi) 전략 등으로 다양해졌고, 국내에 국한됐던 투자자산도 글로벌로 확대됐다.◇ 초창기 펀드 12개 중 11개 국내롱숏펀드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 2011년 12월 탄생했다. 당시 삼성·미래에셋·신한BNPP자산운용 등 9곳이 내놓은 12개 펀드가 투자자 앞에 선을 보였다. 이들 12개 헤지펀드 중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내놓은 채권차익 전략 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롱숏전략 중심의 펀드였다.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콘셉트 아래 내놓을만한 전략이 당시 롱숏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타트 상품이다 보니 타사와 차별화를 꾀하는 것에 리스크를 느껴 대동소이한 전략을 통해 투자자를 공략했다.
투자대상도 국내자산에 국한 돼 있었다. 일부 아시아롱숏 전략을 내세우며 일부 아시아 지역 주식도 편입한다고 했지만 대체적으로 국내주식 위주로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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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자산을 대상으로 한 롱숏전략 위주의 시장 분위기는 2013년까지 이어졌다. 2012년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이후 출시된 펀드들 중 멀티전략을 추구하는 펀드들도 등장했으나 여전히 롱숏전략이 절대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던 헤지펀드들이 장기간의 박스권 장세에서는 물론 하락장에서도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일부 펀드는 청산됐고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동양자산운용 등은 아예 헤지펀드 사업을 철수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이 롱숏전략에서 시작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두 같은 전략을 구사했으나,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출범 초기 시행착오를 겪으며 플레이어들도 진화해 다양한 전략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 대신·마이다스운용 등 진출 이후 전략 다양…IPO·헬스케어·메자닌 등
새로운 전략의 펀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하반기 부터. 트러스톤·대신·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 선수로 이름난 운용사들이 헤지펀드 시장에 도전을 내면서 전략의 다양화가 추진됐다.
대신자산운용이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펀드를 출시하며 시장에 큰 관심을 받았다. 더욱이 이 펀드는 출시 이후 줄곧 양호한 성적을 나타내며 롱숏 이외의 전략에 대한 가능성을 시장에 확인시켜줬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구조화 헤지펀드를 꺼내들었다. 기존 롱숏전략과 달리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구조화 상품을 편입해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ELS는 기관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뭉칫돈 유입을 기대하며 출시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시장의 외면 속에 3개월만에 청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이듬해 매니저를 교체하는 등 심기일전하며 멀티전략 중심의 헤지펀드를 출시했다. 롱숏전략 외 현금보유 전략과 이벤트 드리븐 전략 등을 적극적으로 구사 하며 꾸준하고 양호산 성적을 나타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지난 2014년 안다자산운용과 쿼드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며 전략은 보다 더 다양화 됐다.
이들 운용사는 초창기 헤지펀드 운용사나 대형운용사들과 경쟁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목표로 '안정적 수익'과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이에 아비트라지(Arbitrage), 메자닌, 헬스케어 섹터 투자 등 보다 다양한 전략이 출연하게 됐다는 평가다.
◇ 신생 운용사 출연에 새로운 전략 봇물…베트남·ETF·하이일드
헤지펀드 진입 장벽이 낮아진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는 라임·그로쓰힐·파인밸류자산운용 등 이른바 '선수'로 꼽히는 플레이어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했다. 이들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다채로운 전략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들 운용사의 헤지펀드를 살펴보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먹거리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된 틀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로쓰힐자산운용의 경우 롱숏전략은 물론 국내 및 해외 ETF와 메자닌 투자 등 다양한 전략으로 수익을 벌어들인다.
피데스자산운용은 투자자산을 베트남으로 확대했다. 국내 최초로 베트남 주식을 롱(Long), 국내 주식은 숏(Short)으로 운용하는 펀드를 내놨다. 리운자산운용은 분리과세하이일드를 주로 담는 헤지펀드를 출시했다. 파인밸류는 IPO로 특화시켰다.
한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롱숏전략만으로는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이 어려운 시장이 됐다"며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는 각오로 운용해야 차별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 시장의 전략이 앞으로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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