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해운, 재무개선안 무기한 연기 최종 실사보고서 한 달째 계류...현대상선 자율협약 결과에 유동적 대응 전망

윤동희 기자공개 2016-04-05 10:00:48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4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재무구조개선 방안 마련에 돌입한 지 공식적으로 한 달이 넘어가지만 아직 최종안을 도출하는 데는 주저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목숨건 용선료 협상을 벌이는 등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뚜렷한 방안 마련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진해운의 재무구조개선안 확정 여부 등은 현대상선 운명이 결정되는 이달 중순 이후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달 삼일회계법인을 외부전문기관으로 선정하고 실사를 벌여왔다. 재무구조개선안 도출을 위한 작업으로 지난달 정부에 중간보고를 하고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이 산업은행을 방문하는 등의 이벤트가 벌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회사와 산업은행 양측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진해운에서 실사 보고서 최종본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며 "해운업계 사정이 악화된 만큼 자율협약 가능성도 있지만 우선 현대상선의 추이를 살펴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산업은행과 논의 중인 자구계획안은 최대 1.2조 원 규모다. '한진' 상표권 매각과 영국 런던 사옥 매각, 광양터미널, 자사주 처분 등 보유 자산 매각으로 5000억 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정부 보고 이전부터 시장에 알려진 내용이다. 5000억 원은 자체적으로 설정한 목표치이기 때문에 실제 매각대금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더 적을 수 있다. 회사는 계획안 중 한진칼에 미국 및 EU 상표권을 양도하며 1113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고 런던사옥은 지난달 28일 667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 2월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발행한 22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 내역도 해당 자구계획안에 포함됐다. 회사는 또 유동성을 늘리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5년 간은 노후 폐선 처분, 인건비 절감, 터미널 사용료 변동비 절감 등으로 총 4100억 원의 비용절감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부 중간보고를 통해 추가된 자구계획 내용은 이 비용절감 계획이 유일하다. 사실상 회사가 새롭게 내놓은 유동성 마련 방안은 없는 셈이다.

한진해운은 올해 흑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비용절감 등 자체적인 노력의 영향이 컸고 본업에서는 암울한 실적을 냈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매출은 7조 7355억 원으로 직전해 8조 5169억 원에서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은 3365억 원으로 전년대비 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69억 원으로 2014년 240억 원에 비해 늘었으나 급여, 퇴직급여와 같은 인건비 항목과 대손상각비, 지급수수료 항목 등에서 비용을 절감해 판매관리비를 줄인 영향이 컸다.

특히 금융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올해도 2076억 원의 금융손실을 보는 등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진해운은 올해에만 9867억 원의 사채를 상환하고 3298억 원의 장기차입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기미지급금은 1조 5211억 원, 금융리스 미지급금 1158억 원도 금년 상환계획에 들어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보다 근본적인 개선안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됐다. 채권단과 한진해운 오너와의 직접적인 대면도 기대됐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와 비협약채권자 협상, 오너의 사재출연, 감자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해 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한진해운도 자율협약을 맺고 보다 적극적인 생존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사장 선에서 채권단 면담이 그치고 재무개선안도 확정하지 못 한 채 한 달 넘게 표류하는 중이다. 그 배경에는 현대상선이 있다. 현대상선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긴 했으나 용선료와 비협약채권자 설득에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이 높아 업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의 역할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돼 조기에 추가적인 재무개선안을 짜고 자율협약을 맺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한진해운이 당장에 위험에 처하는 상태는 아니라 관망하는 입장"이라며 "아무래도 현대상선의 협상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달 말이나 내달로 넘어가야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5개 주요 선주에 용선료 인하를 제의한 상태이며 이달 중순까지 답변을 받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