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텐, 유암코 2차 대상 선정 '글쎄' 2015년 2년 연속 적자...채권매입 협상 두 달째 진행
윤동희 기자공개 2016-04-11 13:58:4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2차 협상대상인 영광스텐 채권 인수를 놓고 두 달 넘게 채권은행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유암코는 최대한 성사율을 높이려는 입장이지만 내외부적으로 채권구조와 정상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거래를 유보시키는 게 낫다는 의견도 흘러나온다.유암코와 산업은행 등 영광스텐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채권단)는 지난 1월부터 매매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같은 시기에 MOU를 체결했던 오리엔탈정공은 PEF 설립까지 마쳤지만 실사 시점이 조금 뒤늦었던 영광스텐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론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영광스텐을 꼭 유암코가 인수해야 하는 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내외부적으로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M&A 절차에 6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소수의 인력으로 유암코가 여러 개의 딜을 모두 4~5개월 안에 끝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달 계약체결을 완료한 오리엔탈정공과 비교해 영광스텐의 협상속도가 더디고 해당 딜을 바라보는 견해에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광스텐은 부산에 위치한 스테인리스 코일 생산회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외환 파생상품 관련 손실로 인해 매출 3000억 원 짜리 회사가 1212억 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회사는 8년 동안 꾸준히 채권단의 관리를 받으며 채권 만기를 유예하고 이자 감면조치를 받아왔다.
이러한 긴 채무조정 과정에도 불구하고 영광스텐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7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또 150억 원 손실을 냈다. 특히 순손익 항목 외에 영업이익 면에서는 항상 흑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매출총이익이 크게 줄고 50억 원의 영업적자를 봐 우려를 자아냈다.
영광스텐은 금융위기 직후 상태가 회복 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베트남과 독일에 설립했던 현지법인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에 2011년 손실을 냈고 이후 영업실적은 이전처럼 호전되지 못했다. 현재 독일 법인은 사라졌고 베트남 법인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매년 수 억 원 상당의 대손상각비를 발생시키고 있다. 회사 규모는 계속해서 줄어들어 매출 규모가 1449억 원을 기록, 200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간 변변한 영업성과를 내지 못한 탓에 채무 구조는 7년 전 워크아웃 돌입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한 장기차입금 규모는 915억 원으로 2009년의 916억 원과 유사하다. 담보채권은 470억 원 가량으로 2009년보다 100억 원 가량 늘긴 했으나 큰 차이는 없다. 유암코로 채권단이 단일화 된다고 해서 회사의 정상화 가능성을 노려볼 만한 여지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영광스텐이 채권단 소속 은행으로부터 유산스를 지속적으로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이 거래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의 유산스 규모는 연 300억~400억 원 수준으로, 채권단이 유암코로 매각한 후에는 어음 발행을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회사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유암코 관계자는 "실사를 마치고 사실 이제 본격적으로 영광스텐 협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협상 결과에 대한 예단을 경계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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