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百과 손잡은 외국계 합작사 성적은? 유니클로·스타벅스·자라 등 5개 업체 매출 2조4000억
장지현 기자공개 2016-05-19 08:19:3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7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빅3와 손을 잡은 외국계 패션·식음료 기업들이 지난해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도 모두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품력과 경영 노하우가 국내 빅3 업체들의 유통 인프라와 만나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다.17일 업계에 다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 5곳(FRL코리아·무인양품·자라·스타벅스·신세계사이먼)은 매출 2조3544억 원, 영업이익 262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3.2%, 영업이익은 33%씩 늘었다.
점포 수 확대 등 투자 전략에 따라 업체별로 영업이익 증감엔 차이가 있었지만 5개 업체 모두 공통적으로 매출은 늘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적 지출규모는 전년 대비 0.2% 줄었다. 이 같은 소비 경기 침체도 이들 외국계 합작업체들의 성장세를 막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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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과 손을 잡은 일본 FRL코리아(유니클로)·자라리테일코리아·무인양품 등 3개사는 지난해 매출 1조4636억 원, 영업이익 1644억 원을 기록했다.
2004년 롯데쇼핑은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사와 각각 49대 51씩 지분을 투자해 FRL코리아를 설립했다. 유니클로의 현재 매장수는 171개로 2011년 64개보다 107개 늘었다. 매출은 2011년 3280억 원에서 지난해 1조4736억 원으로 4.5배 커졌다. 진출 1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롯데쇼핑이 지분 20% 투자한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이 회사는 2014년 80억 원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반대로 80억 원 흑자를 냈다. 매장 수(43개)를 늘리지 않는 대신 점포당 효율을 크게 개선시켰다는 평가다. 롯데상사가 투자한 무인양품도 같은 기간 매출이 480억 원에서 562억 원으로 17.2% 늘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를 통해 유통업체들의 외국계 합작사 성공신화를 이끌었다. 1997년 미국 스타벅스와 이마트가 50%씩 출자해 만든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739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통해 점포 수를 2012년 477개에서 지난해 850개로 늘렸다.
스타벅스를 통해 성공을 경험한 신세계는 2005년에 미국 쇼핑몰 운영업체인 사이먼프로퍼티그룹과 지분을 절반씩 나눠 '신세계사이먼'을 만들고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아울렛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계 합작 법인을 만들었다. 미국 컵케이크 브랜드 '매그놀리아'와 함께 '매그놀리아코리아'를 만들었다. 미국 본사와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49대 51씩 투자했다.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12월 무역센터점에 2호점을 냈다.
지난해 매그놀리아코리아는 매출 26억 원, 당기순이익 2억6000만 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판교 위치한 점포 1곳에서만 나온 실적이다.
이처럼 외국계 의류·식음료·유통업체들과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손을 잡는 것은 양측 모두 윈-윈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까르푸·월마트 등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유통업체들이 모두 한국에서 고배를 마셨다"며 "이 같은 사례를 본 외국계 기업들은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과 손을 잡는 것이 한국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유통업체들과 손을 잡으면 점포에 입점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밖에 없다"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공간은 한정돼있고 입점 경쟁은 치열한데 합작사라면 이 같은 경쟁을 뚫기 쉽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유통업체들 역시 이미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합작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의 경우 국내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고, 자사 점포에 우선적으로 입점시키면 매출 증대와 집객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유니클로나 자라는 이미 일본과 유럽 등 전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라며 "롯데와 손을 잡아서 초기에 안착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겠지만 두 업체가 갖고 있는 상품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 역시 뛰어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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