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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맞춘' 대우건설 사추위, '제3의 인물' 엇갈린 진술 위원 2명 회의장 이탈 "빵 먹으러…" , 외부 방문객 '인상착의' 등 다른 설명

김장환 기자/ 길진홍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16-07-18 14:25:08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8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 위원들이 후보자 선정 당일 목격됐던 돌발 사안들에 대해 서로 엇갈린 진술만 내놓고 있다. '제3의 인물'에 대해서는 본 적이 없다거나, 본 적은 있지만 대우건설 직원이었고, 돌려보냈다는 등 한 공간에서 목격한 사실을 두고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다만 이 중에서도 복수의 관계자에게 공통으로 들을 수 있는 얘기가 있다.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에 대한 면접을 두고 사추위 위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으며, 위원들 중 일부가 회의장을 이탈했다는 사실이다.

18일 대우건설 후임 사장 인선에 정통한 관계자는 후보자로 선정된 인사 중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에 대해 "면접 점수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사장이 비록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기는 했지만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인해 사추위 위원들 간 설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지난 1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오후 1시부터 5명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면접에는 박 고문을 비롯해 최종 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과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 강승구 전 푸르지오서비스 사장 등 5명이 참석했다.

면접관으로 나섰던 사추위 위원은 의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전영삼 산업은행 부행장과 오진교 사모펀드실장, 권순직 전 동아일보 주필, 박간 해관재단 이사, 지홍기 전 영남대 교수 등 5명이다. 15일 5시경 면접 마무리 후 최종 후보자 선정에 돌입한 이들 위원들은 저녁 11시가 다 돼서야 논의를 마무리했다.

사추위 위원들도 최종 논의 과정에서 박 고문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 사추위원은 박 고문이 면접 당시 태도 논란이 있었고, 점수가 낮았던 게 맞느냐는 질문에 "위원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 후보자들의 평가가 좋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박 고문의 평가 논란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은 셈이다.

사추위원들 중 일부가 회의장을 이탈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후보자 선정 논의가 벌어졌던 서울 플라자호텔 비지니스센터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산업은행 측 인사가 문을 박차고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를 또 다른 산업은행 측 인사가 말리러 나오기도 했다. 저녁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잠시 뒤 사추위 위원 2명이 자리를 떠났다. 이는 박간 이사와 지홍기 전 영남대 교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위원은 그러나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다른 위원 1명과 함께 9시 30분경) 빵을 먹으러 잠시 내려갔다 온 것이고 곧바로 회의실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 직원들은 이들이 회의실을 이탈하자 "떠나시면 어떡하냐"며 분주하게 사추위원들을 찾아다녔다. 앞서 사추위원들은 이날 8시쯤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주문해 먹었다.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자리를 이탈했던 지홍기 사추위원은 돌연 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신상의 사유인 것으로만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문을 박차고 나왔던 산업은행 측 사추위원은 "방을 나온 것은 맞지만 단지 화장실을 가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의실에는 화장실이 없었고 옆방에만 있어 나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추위원은 "산업은행 인사가 중간에 나간 적은 있지만 문을 박차고 고성을 내며 나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봤던 돌발 상황과는 전혀 다른 설명이었다.

산업은행 인사가 문을 박차고 나온 직후 회의실에 들어섰던 '제3의 인물'에 대해서도 진술이 엇갈렸다. 산업은행 측 한 인사는 "평소 안면이 있는 대우건설 임원이 보여, 여기 당신이 왜 왔냐, 오면 안된다고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인사는 "검찰 쪽 정보과 직원이 왔었고, 사추위 옆방(2번룸)에서 잠시 머문 뒤 돌아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벨이 직접 목격한 제3의 인물과 이들이 설명한 인사들의 인상착의는 전혀 맞지 않았다. 아울러 당시 이들이 밝힌 외부인 방문 시간도 제3의 인물이 회의실에 들어섰을 때 시간(9시 17분경)과 맞지 않았다. 문을 박차고 나온 사추위 위원이 향한 곳(2번룸)으로 제3의 인물이 들어간 모습이 포착됐지만, 해당 인사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최종 면접 없이 후보자 선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추위의 한 위원은 별도의 과제를 받아 면접을 해당 자료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20일 최종 면접을 거쳐 다음날 이사회를 열어 후보자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박 상임고문을 후보로 이미 낙점하고 반발을 예상해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박 상임고문의 후임 사장 내정설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오전 산업은행에 노조원들이 한데 모여 '낙하산 인사'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노조는 박 상임고문이 사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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