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7월 19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에서는 우버를 이용할 수 없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이든 인도네시아든 어디서나 편리하게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바로 그랩카(GrabCar) 덕분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동기생 두 명이 설립한 스타트업 회사가 그 모델이었던 우버를 제치고, 동남아 최대 공유경제업체의 자리에 올랐다.안소니 탄과 후이링 탄은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2012년 단순한 택시 예약서비스 마이택시(MyTeksi)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처음 시작했다. 2013년 필리핀 진출에 이어, 현재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까지 그 지역을 확장했다. 서비스도 개인차량 그랩카(GrabCar),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그랩바이크(Grabike), 카풀링(GrabHitch) 그리고 배달서비스(GrabExpress)까지 확대하면서, 회사이름도 그랩으로 통합했다.
2014년 일본 소프트 뱅크에서 2.5억달러, 지난해 미국투자회사, 중국투자공사 등에서 3.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동남아 인터넷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투자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2015년 중반 이후에만 그랩카는 매달 35%이상, 그랩바이크는 75%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현재 20만명 이상의 운전자를 갖고 있으며, 모바일 다운로드 횟수는 1100만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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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의 성공은 동남아 공유경제의 필요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남아 대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은 극심한 교통체증과 대중교통의 불편함을 겪어보았을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동남아의 교통혼잡비용이 GDP의 2~5%에 달한다고 밝혔다. 차가 막혀도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제한적이며, 버스는 정류장에 언제 올지 알 수가 없다. 정부가 도로 및 대중교통 확충계획을 수립하지만, 단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택시타기도 수월하지 않다. 자카르타는 인구 천명당 택시가 1.4대뿐이고, 말레이시아 택시는 세계 최악의 택시로 뽑히기도 했다.
동남아의 이런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고 인프라의 부족을 메워주는 대안이 바로 교통수단 공유서비스이다. 우버나 그랩카 이외에 꽉 막힌 도로상황과 가격경쟁력으로 오토바이 이용자도 많다. 그랩바이크는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운용되고 있고, 가장 큰 시장인 인도네시아에는 자국내 스타트업인 고젝(Go-Jek)이 자리잡고 있다.
교통 체증은 심각한 환경오염문제를 가져온다. 동남아 대도시 공해의 80%는 차량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로 위의 차량을 줄이는 것만이 해답이다. 여러 선진국에서 금지된 차량공유서비스가 동남아에서는 규제대상에서 벗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향후 공유경제는 페이스북이나 구글보다 더 빠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공유경제 매출이 3350억에 달해 전통적 일반경제규모와 거의 동일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동남아 공유경제의 전망은 이보다 더 밝다. 마켓리서치회사 닐슨 보고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굥유경제 매출이 2014년 35억 달러로25%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개인 소유의 가구나 스포츠 용품, 차량 등을 나눠쓰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고작 22%에 불과하다. 전세계 평균은 32%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 87%는 다양한 공유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세계 평균 66%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그랩의 현재 가치는 15억달러에 달한다. 창업 4년만에 동남아의 스타트업 유니콘이란 이름을 얻었다. 후이링 탄에게 왜 미국이 아니라 동남아에서 시작했냐고 물었다. 고향이기도 하지만, 거대 기업의 프로젝트 리스트에서 동남아는 거의 끝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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