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11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신임 사장 후보 추천과 인선을 둘러싼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사추위를 거쳐 이사회에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고문을 신규 사장으로 선임했지만 갈등은 멎을 줄 모른다. 대우건설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며 박 고문을 반대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정권 실세 외압' 의혹에 대한 국정감사를 예고했다.산업은행의 박 고문 모시기는 너무 많은 부분에서 타당성과 진정성이 훼손됐다. 사추위 회의에 나타난 '제3의 인물'에 대한 의혹이 일며 사추위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외부 세력 개입 의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당일 회의장을 찍은 호텔 CCTV를 공개하면 의혹은 모두 해소되겠지만 산업은행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산업은행은 또 박 고문이 대우건설 사장이 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 박 고문에 대한 자질 시비는 계속 되고 있다. 해외사업 경험이 전무한 박 고문이 해외사업 비중 50% 넘는 회사의 경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사외이사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마지막 사추위와 이사회에서까지 일부 사외이사는 끝까지 박 고문을 반대했다.
산업은행은 왜 이토록 험난한 길을 걷고 있을까.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처럼 스스로 멍에를 지고 대우건설 미래를 위해 박 고문을 사장으로 옹립하려는 것일까. 산업은행은 박 고문이 대우건설 사장에 적합하다는 자기 확신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박 고문이 대우건설 사장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일까.
산업은행은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사장 인선에 관여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후보를 사장으로 인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는 내년 10월 이전 대우건설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한 차례 만기 도래한 이 펀드를 산업은행은 2년 연장했다. 내년 다시 펀드 만기를 연장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처럼 '높으신 분' 혹은 '정권 실세' 뜻에 따라 산업은행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면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얘기다.
물론 내년 펀드 만기에 직면한 산업은행 마음속에 단기간에 주가를 부양시킬 실력자가 정말 박 고문이라는 확신이 차 있을 수 있다. 이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주식을 매입한 때보다 주가는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산업은행은 약 1조 6000억 원 이상 손해를 입는다.
늘 그렇듯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머지 않은 미래 어느 시점에 산업은행이 왜 이런 몽니를 부렸는지 역사가 말해 줄 것이다. 박 고문에 대한 평가도 그 즈음 다시 이뤄질 것이다. 이번 대우건설 사장 인선 사태가 뿌려놓은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지, 더 큰 파장이 일어 산업은행과 대우건설의 존립마저 위협할지 그래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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