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되는 결제시장]KIS정보통신, 유통업 '기웃' 까닭은온라인·모바일 결제시장 진출 '주춤', 휴게소·주유소·뷰티 사업 나서
안경주 기자공개 2016-08-25 09:25: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3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IS정보통신은 국내 5위의 부가가치통신망(VAN, 이하 밴) 사업자다. 업계 1위인 나이스정보통신과 같은 나이스그룹에 속해 있다. 1992년 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형 마트나 백화점, 숙박시설 등 우량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성장했다. 2002년에는 국내 최초로 현금영수증 시스템을 만드는 등 결제인프라 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업체다.그러나 최근 결제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KIS정보통신의 성장 동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간편결제 확산으로 온·오프라인 결제시장이 확대되자 밴 사업자들이 전자결제대행업(Payment Gateway, 이하 PG) 사업자로 등록하고 겸임하고 나섰지만 KIS정보통신은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 오히려 본업인 밴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KIS정보통신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IS정보통신의 최대주주는 지분 90.5%를 보유한 나이스홀딩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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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보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 부업 '기웃'
KIS정보통신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소액·다건의 결제가 많아지면서 수수료 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유통업 진출 효과일 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본업보다 부업에 더 많이 집중하고 있어서다. KIS정보통신은 2013년 고속도로 휴게소 4곳과 주유소 3곳의 운영계약을 따내며 유통업에 진출했다. 현재 유통업의 매출비중이 20%에 달한다. 2014년 30%에 달하는 매출증가율을 보인 것도 유통업 효과가 컸다. 다소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밴 사업만 놓고 봤을 때 2013년 이후 밴 사업 성장은 사실상 정체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KIS정보통신이 유통업과 오프라인 가맹점 사업에 주력하는 것도 온라인·모바일 결제시장 참여가 한정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IS정보통신은 감사보고서의 주석에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운용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근엔 고속도로 강릉휴게소 상·하행선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휴게소 운영계약을 6곳으로 확대했다.
KIS정보통신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마진폭이 높지 않지만 옛날부터 운영하고자 했던 곳"이라며 "가맹점을 통해 밴 사업과 관련한 서비스를 시범 제공, 테스트베드와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전초기지와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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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KIS정보통신이 결제시장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본업과 다른 사업에 집중하는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KIS정보통신은 지난해 중국인 대상 여행 매거진 업체(짜이서울)와 화장품 관련 업체(닥터스텍·버드뷰)도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짜이서울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발간되는 한국 여행 매거진이다. 닥터스텍은 가정용 고급 에스테틱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고, 버드뷰는 화장품 분석 애플리케이션 '화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시장의 변화로 밴 사업 역시 변동성이 커지고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KIS정보통신이 본업과 다른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KIS정보통신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룹내 경쟁자 '나이스정보통신'과 시너지?
KIS정보통신은 나이스그룹 계열사 중 하나로 동일한 산업군의 업계 1위 사업자 나이스정보통신과 함께 나이스홀딩스의 자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KIS정보통신의 시장점유율은 1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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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정보통신은 나이스정보통신과 사업이 중복되지만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 성장해 왔다는 평가다. KIS정보통신 관계자는 "나이스정보통신과 사업이 중복되지만 (나이스)그룹 차원에서 보면 두 회사를 합쳤을 때보다 개별회사로 두는 것이 더 이익"이라며 "대형 가맹점과 같은 법인영업에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예컨대 인천공항공사의 밴 결제망 구축에 KIS정보통신과 나이스정보통신이 절반씩 참여한 사례다. 인천공항공사와 같은 대형 가맹점의 경우 결제망의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이중화를 채택하고 있는데 KIS정보통신과 나이스정보통신이 '따로 또 같이' 방식의 영업으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KIS정보통신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봤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나이스정보통신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KIS정보통신의 경우 2010년 이후 매년 외형성장은 했지만 영업이익률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온·오프라인 결제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세는 절반으로 줄었다. 성장 정체의 조짐이 보이는 셈이다.
업계 안팎에선 나이스그룹내 사업 중복으로 KIS정보통신이 PG 사업자로 등록하지 못하면서 온라인·모바일 결제시장에 뛰어들지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확대로 온·오프라인 결제시장이 커지면서 KIS정보통신 등 일부 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밴 사업자들이 PG 사업을 겸업하기 시작했다"며 "밴 사업만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IS정보통신 관계자는 "그동안 PG 사업 진출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결정하지 못했다"며 "지난 8월 나이스정보통신의 PG 사업을 물적분할해 나이스페이먼츠가 신설된 만큼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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