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FOMC 직전 속전속결 '통했다' 변동성 확대 전 딜 마무리‥독자등급 상향 기쁨
이길용 기자공개 2016-09-23 13:32:46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2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추석 연휴 직후 전격적으로 달러화 조건부자본증권(Tier-1 코코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과 동결 여부를 결정하기 전 과감하게 프라이싱에 나서 변동성을 낮춘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도이치은행에 대한 대규모 벌금 부과로 코코본드에 대한 투심이 악화됐지만 우리은행은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 S&P로부터 독자신용등급(SACP)이 한 노치 상향되는 기쁨도 맛봤다.
◇ 우리은행, FOMC 전 과감한 프라이싱으로 티어1 코코본드 발행 성공
우리은행은 5억 달러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Tier-1 코코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북빌딩(수요예측)에는 8억 5000만 달러가 몰렸으며 최종 발행 금리는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 4.75%에서 25bp를 낮춘 4.5%로 결정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0%, 유럽과 미국이 각각 20%씩 배정 받았다. 유형별로는 자산운용 71%, 보험 24%, 은행 5%씩 받아갔다.
|
우리은행의 발행 시점은 전격적이라고 할 만큼 예상 외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한국 시간 기준으로 21~22일 개최된다. 보통 한국물 발행사들은 FOMC 전에는 프라이싱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이 변동성 때문에 주문을 꺼리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9월 금리 인상과 금리 동결을 점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다. FOMC 위원들의 발언이 서로 엇갈리면서 쉽게 금리 방향성을 알기 힘든 상황이 전개됐다. 우리은행은 FOMC 전에 발행을 추진해 성공적으로 딜을 마무리했다. 주문은 이전에 발행된 한국물만큼 들어오지 않았지만 리스크가 큰 티어1 코코본드 형태로 발행됐고 FOMC 바로 직전에 북빌딩(수요예측)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 코코본드 부정적 투심 극복...우리은행, 독자등급 상향 달성
우리은행은 코코본드에 대한 부정적 투심도 극복했다. 지난 16일 미국 법무부는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에 대해 14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2005~2007년 투자자에게 투자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부실 판매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도이치뱅크는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전 바클레이즈 등 사례에서는 벌금 부과 금액의 1/3 정도를 납부했는데 이를 적용하면 도이치뱅크는 40억~50억 달러의 벌금을 미국 정부에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될 경우 도이치뱅크가 그 동안 발행한 코코본드에 대한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코코본드에 대한 투심은 악화됐다.
글로벌 코코본드 대비 한국물 코코본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각 조건이 까다롭고 정부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투자자들에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국제 신용등급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한국물 자체의 크레딧도 우량하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은 9월 들어 티어1 코코본드를 발행했는데 발행 금리가 7.375%에 달한다. 이에 반해 우리은행은 바젤Ⅲ 티어1 코코본드 등 역대 최저금리를 달성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코코본드가 통하는 상품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우리은행은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티어1 코코본드를 재발행한 곳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5억 달러 규모의 티어1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당시 금리는 5%로 우리은행은 1년 만에 50bp의 금리를 절감했다.
티어1 코코본드 발행으로 우리은행의 기본자본비율 및 보통주자본비율은 0.37%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는 자본 적정성 지표 개선을 근거로 우리은행의 독자신용등급(SACP)를 bbb에서 bbb+로 한 노치 상향시켰다. 우리은행의 티어1 코코본드 신용등급도 bb에서 bb+로 올랐다. 정부 지원 가능성까지 반영한 장기와 단기 신용등급은 A와 A-1로 유지됐다.
이번 딜의 액티브(Active)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HSBC, 크레디아그리콜(CA), 노무라금융투자, 코메르츠방크가 맡았다. 패시브(Passive) 주관사에는 BNP파리바와 모간스탠리가 포함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