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23일 09: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 법제 하에서는 자필유언, 녹음유언, 공증유언, 비밀유언, 구수유언 등 다섯 가지 방식의 유언만 허용된다. 각각의 유언방식은 모두 특색이 있지만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유언방식은 자필유언과 공증유언이다. 유언장 작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 자필유언과 공증유언의 유언방식 및 그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자필증서 유언이 유효하려면 자서가 절대적인 요건이다. 컴퓨터로 타자를 친 유언은 물론 타인에게 필기시킨 유언도 효력이 없다. 자필유언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미국 시민권자의 경우 영어로 쓴 유언장도 효력이 있다.
이 때 연월일은 반드시 기재를 해야 한다. 유언장 작성날짜는 유언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뿐 아니라 내용이 충돌하는 여러개의 유언이 있는 경우에는 마지막 날짜의 유언만 유효하다.
그 날짜는 가령 '2016년 9월 19일' 과 같이 기재해도 되지만 '칠순 잔치를 한 날'과 같이 기재해도 상관없다. 주소도 반드시 기재를 해야 한다. 관련해 지난 2014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동'까지만 기재하고 나머지 주소를 쓰지 않은 유언장은 효력이 없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름을 쓰고 반드시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도장 대신 지장을 찍어도 상관없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공정증서 유언의 작성자는 공증인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공증유언은 자기가 유언증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유언방식이다. 공증유언을 하려면 증인 2명을 섭외해야 한다. 공정증서는 반드시 국어로 작성해야 한다. 또 소정의 공증비용이 든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비용은 최대 3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공증유언을 할 경우, 필요하면 공증인에게 출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 공증유언은 분명히 자필유언보다는 안전한 유언방식이지만 효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유언자의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언의 내용을 친족 중의 한 사람이 공증인에게 말하자 유언자가 말은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끄덕한 경우'는 유효한 공증유언이 아니다.
자필증서 유언의 장점은 돈이 들지 않고 간편하다는 것이다. 자필증서 유언은 증인이 필요없는 유일한 유언방식이다. 심지어 비밀증서 유언도 증인은 필요하다. 단점은 유언장의 위조나 변조, 분실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공정증서 유언의 장점은 유언장의 위조나 변조, 분실의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돈이 들고, 증인 2명을 섭외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자필유언과 공증유언 중 어느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을까? 실무상 유언 관련 분쟁의 대부분은 자필유언이다. 유언자의 자필이 맞는지, 유언장의 올바른 형식을 갖췄는지가 문제가 된다.
때문에 자필유언 무효확인소송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반면 공증유언은 증인이 존재하고, 공증인이 작성하므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요약하면 상속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적고 유언자의 의사를 정리하는 의미가 큰 경우라면 자필유언을 고려해 봐도 좋지만 가족 간에 상속분쟁을 예방하려는 의도가 크다면 공증유언이 낫다.
방효석 KEB하나은행 변호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제51회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서울시,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법률자문
[저서] '알고 싶은 부자들의 법률 상담 사례집' 저자(2013년)
現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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