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A+' 무산…상향 걸림돌은 조정 트리거 충족, '긍정적' 아웃룩 그대로…주택경기 불확실성 여파
김시목 기자공개 2016-10-24 13:41:4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1일 14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의뢰한 신용등급 평정에서 재차 'A' 등급을 받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A+'로의 조정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발행사와 주관사의 기대감이 컸다. 실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이어 올 상반기도 흔들림없이 견조한 수익창출력과 재무실적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상향 트리거 조항 역시 상당수 충족했다.하지만 변동성이 높은 국내 주택경기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공급 과잉으로 인해 지방 및 일부 수도권 지역의 물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선 이 같은 리스크에 가장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 상향 트리거 달성했지만...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17일 현대산업개발의 신규 무보증사채(1000억 원, 3년물) 신용등급을 A 로 평가했다. 아웃룩(Credit outlook)은 기존과 동일한 긍정적(Positive).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역시 앞선 14일 동일한 신용등급과 아웃룩을 부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현대산업개발의 등급상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난해부터 주택경기 수혜로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무안정성 역시 크게 개선된 덕분이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지표만 보면 이미 등급상향 트리거를 충족하고도 남는다.
|
현대산업개발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1.9%. 지난해 영업이익률(8.8%) 대비 오히려 3.1%p 가량 상승했다. 상향 트리거 중 하나인 '영업이익률 8% 초과'를 1년 이상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EBITDA/금융비용 7배 미만' 역시 지난해 소폭 부족했지만 올 상반기는 13.4배에 달했다.
다른 재무지표 역시 대폭적인 개선을 이뤄냈다. 주택사업에서의 원활한 대금회수를 바탕으로 총차입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600억 원 감소한 7000 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 1조 1148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이번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등급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아쉽게 무산됐다"며 "실적이나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큰 무리가 없지만 변동성이 높은 주택시장에 수익이 편중돼있다는 점에 발목이 잡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변수가 많은 국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등급상향의 가장 큰 걸림돌로 분석된다. 국내 신용평가사 3곳 역시 주택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 신용도를 향후 주택시장 동향 및 수익창출력 지속 여부를 지켜보고 반영하겠단 계획.
특히 주택사업(자체분양사업 포함)에 쏠린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한 매출 및 이익 가변성이 높은 건설사로 꼽힌다. 미분양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현대산업개발의 채산성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예정 사업장의 분양 및 입주실적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주택경기가 살아나기 직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을 대거 입었던 적이 있었던 만큼 변동성이 높다"며 "신용평가사 역시 상향 트리거를 채우고는 있지만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물음표를 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는 타 'A+' 건설사와 비교해도 사업포트폴리오나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A+ 신용등급은 과거 AA급 신용도를 보유했던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등이다. 또 각각 포스코그룹을 모기업으로 뒀거나 석유화학 업종 등으로 사업구조가 양분화돼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