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자동차보험료, 1년 만에 크게 올랐다 [보험 상품 자율화 1주년]급격한 보험료 인상, 자율화의 '그늘'
윤 동 기자공개 2016-11-02 10:28: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6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보험 상품 개발과 가격 자율화를 골자로 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실손·자동차보험료가 크게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철폐되면서 다양한 보험 상품이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은 장점이나, 보험료가 급격히 인상돼 고객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손보사, 로드맵 발표 전후 자동차보험료 동반 인상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은 오는 29일부터 평균 개인·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0.5%, 4.7%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악사손보가 지난해 7월 손보사 중 처음으로 평균 개인·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5.4%, 4.5% 인상한 이후 1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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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사도 보험료 인상 대열에 가세했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주요 손보사들은 단 한 곳도 빠지지 않고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다시 한 번 악사손보를 시작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 흥국화재, 롯데손보 등 소형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었기 때문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보사들은 실질적으로 자동차보험료가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의 출범으로 사이버 마케팅(Cyber Marketing·CM) 채널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CM 채널은 비대면 채널의 일종으로 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보험을 판매하는 채널을 뜻한다. CM 채널의 경우 보험설계사나 텔레마케터에게 수수료를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손보사들은 CM 채널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사실상 보험료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그동안 손해율이 너무 악화돼 손해를 보고 파는 수준이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그렇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등 찾아보면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료 1년 만에 평균 18% 인상
인상폭이 최대 5.9%(개인용) 수준이었던 자동차보험과 달리 실손보험은 1년 만에 20% 가까이 보험료가 올랐다.
최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발표한 '실손보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의 로드맵 발표 이후 1년 동안 24개 보험사 중 교보생명을 제외한 23개 보험사가 모두 실손보험료를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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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보험사는 KDB생명 한 곳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10% 이상 보험료를 올렸다. 심 의원은 이 기간 이들 보험사의 실손보험료가 평균 18% 인상됐다고 주장했다.
보험사에서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의 로드맵 발표 전 대부분 보험사의 실손보험 상품의 합산비율은 100%를 초과했다.
합산비율은 보험영업효율을 가늠하는 경영지표로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합을 나타낸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보험금과 사업비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 손실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그동안 실손보험은 문제가 많았지만 금융감독 당국의 규제 때문에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오랫동안 문제가 누적됐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 폭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들이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고 피해를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 상품 자율화로 규제가 없어지자마자 보험료를 급격히 인상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시각이다. 금융감독원에서도 이 같이 급격한 보험료 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적자를 본다고 바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행태를 반복하기보다는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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