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08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는 '미들·백 오피스 업무개선에 관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외펀드 기준가 산출 시점에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펀드 기준가를 산출하는 신한아이타스나 하나펀드서비스 같은 펀드 서비스회사 쪽은 해외펀드 기준가 산출이 익일로 미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자산운용사나 판매사는 이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기자는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묻기 위해 펀드서비스 회사 취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맙지만 우리의 입장이 외부에 공개되는 게 부담스럽다"며 "금융투자협회나 운용사, 판매사 쪽에서는 사무관리회사가 일부러 업계의 입장을 흘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난처하다"고도 했다.
투자자들은 크게 관심이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당일에 운용된 펀드들의 기준가는 당일 저녁에 산출돼 다음날 영업시간 전에 공시된다. 이 때문에 펀드서비스 회사 직원들에게 야근은 상시화된 일이 되어버렸다. 또한 속도에 치중하다보니 사전 검증없이 다음날 펀드의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문제는 오는 2018년 시행될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다. 제도가 도입되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만든 펀드가 판매될 예정이다. 펀드 기준가가 오류가 나면 해외에도 이를 공시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펀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펀드 서비스 회사가 '눈치 볼 시어머니'가 많아 입단속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산운용업계의 백오피스 영역에 해당해 자산운용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 내에서는 회원사도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본인들의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사가 나가는 게 우려스러울 수도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업무가 빨리 개선되어야 할 이유 또한 없다. 2009년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지만 펀드 서비스회사의 이야기는 관철되지 않았다.
펀드 서비스회사의 업무 개선에 대해 지금에서야 논의되는 이유는 그간 관련업계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적었기 때문이었다. 냉정하게 보면 투자자들은 펀드의 수익률을 가장 주목해서 볼 뿐 펀드 기준가의 산출방식이나, 내 펀드 기준가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크게 관심이 없다. 백오피스 업무 자제가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상시화된 야근 때문에 일주일에 1~2명씩 회사를 떠난다'는 말은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에 지나지 않을 뿐이고 '펀드 서비스회사가 흔들리면 펀드 산업의 기본이 무너질 것'이라는 말도 공허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부서 내 백오피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관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며 "현재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을 아예 듣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이 말이 운용업계에서 그들의 위치를 잘 알려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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