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그의 당선 이후 정·제계는 물론 언론계 역시 모두 바빠 보인다. 예상과 다른 결과에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할 것인지 그에 따라 향후 전망은 어떤지 등을 준비하고 예습하기 위해서다.
선거 기간 지속된 일련의 과정을 미국이 아닌 태평양 건너 머나 먼 한국에서 제3자의 눈으로 보면서 불현듯 떠오른 말은 '정보'와 '심리' 두 단어였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는 옳지 못하거나 편향된 정보가 혼재해 있다. 수용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보가 정확하고 객관적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예측과 다른 결과를 보여준 이번 선거도 전형적으로 그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각종 언론과 조사기관들은 선거 기간 내내 지속된 예비 조사에서 힐러리가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소수점 이하 숫자까지 거론하며 조사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예측이 어떻게 소수점 이하까지 정확하게 나올까' 의문을 던지지도 않고 들리는 정보를 그냥 믿고 받아들이다 보니 우리도 자연스럽게 힐러리 당선에 무게를 뒀다.
아울러 호모사피엔스라는 인간은 기대만큼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이성보다는 심리에 의해 많은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퍼스트레이디로, 상원의원으로, 국무장관으로 그 누구보다 많은 정치와 행정 경험을 지닌 힐러리가 정치 경험이 전무한 트럼프에게 졌다. 현 정치에 실망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검증된 경력' 대신 '검증되지 않은 신선함'에 희망을 품은 셈이다. 이 또한 심리적인 판단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투자의사 결정에서도 정확한 정보와 심리가 중요하다. 여러 컨설팅 회사, 증권회사들이 분기별 또는 월별 부동산 리포트를 작성하고 발표한다. 어느 리포트에서는 공실률이 올랐다고 하고 어느 리포트에서는 내렸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자료가 맞을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은 둘 다 맞는 경우도 많다. 연면적 3만 sq.m 이상의 오피스 빌딩만을 조사하는지 아니면 1만 sq.m 이하는 제외하고 조사하는지, 새로운 건물을 준공하자마자 조사하는지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또 6개월 후부터 조사하는지, 임차인의 입주를 기준으로 조사하는지 임차계약 시기를 기준으로 조사하는지에 따라서도 수치는 바뀐다. 조사결과를 볼 때는 그 기준과 방법의 이해가 중요하다.
상업용 오피스빌딩 시장에서 객관적인 자료만큼이나 투자자들의 심리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외 어려운 기업 환경에서 기업들이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오피스 사용 면적을 축소하거나 합병해 수요 부족에 시달리는 임대 시장과는 반대로 이 건물만은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 속에 최고가 기록을 새롭게 써가는 거래사례도 있다. 이를보면 분명 같은 대상물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판단이 다를 수 있을까, 생각한다.
트럼프 당선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부동산이라는 실물시장은 금융시장에 후행하는 속성상 무언가가 빠르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는 동안에는 우리나라에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 특히 달러로 투자하는 미국인 투자자들과 미국에 투자 하는 한국의 기관 투자자들은 우선 방향성을 지켜보며 계획을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에 영향을 주는 금리도 미국 금리의 향방에 따라 변동이 예상되므로 미국 금리의 인상시기를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트럼프가 강조한 쇠락한 공업도시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부활 가능성을 높이 본다면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고려하는 2선 도시, 성장이 예상되는 도시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측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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