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악재딛고 신판 성장률 회복 [CEO성과평가]'다이렉트오토'로 복합할부 대체…'인사통' IT·금융 융합경영 추구
원충희 기자공개 2016-11-30 09:23:2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달 초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로 거취가 결정되는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사진). 지난 2013년 12월 취임 후 3년 동안 데이터센터 화재, 자동차복합할부 종료, 매각설 등 각종 악재를 겪었다. 그럼에도 한자리수로 떨어진 개인신용판매(신용카드 결제실적) 성장률을 두 자릿수로 다시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은행계가 주도하는 카드시장에서 본원적 수익기반인 신용판매에 사활을 걸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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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신판 성장률 두 자릿수 회복…본원적 수익기반 다져
삼성카드는 올해 들어 개인신용판매 취급액 성장률이 10%대를 회복했다. 2012년만 해도 연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삼성카드의 개인신용판매 취급액은 2013년 들어 4~7%로 떨어졌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일시불+할부)을 뜻하는 신용판매는 카드사의 원천적인 수익기반이다. 특히 체크카드에서 은행계 카드사보다 경쟁력이 취약한 삼성카드는 신용판매 확대를 돌파구로 삼았다. 하지만 치열한 틈바구니에서 성장이 둔화됐다.
원 대표는 취임직후 카드 발급수와 이용실적 늘리기로 이에 대응했다. 핵심은 '숫자카드' 마케팅 강화다. 원 대표가 취임하기 전에 출시된 브랜드지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마케팅 강화는 신용카드 이용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2013년 3분기 말 13조 6000억 원이던 개인신용판매 취급액은 2016년 3분기 말 17조 4000억 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 성장률도 10%대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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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를 딛고 거둔 성과라 더욱 돋보인다. 원기찬 대표 취임 초인 2014년 4월 삼성SDS 과천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삼성카드 온라인 카드결제서비스를 며칠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의 개인정보 대량유출사건으로 카드업계 전반에 소비자 불신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2014년 말부터는 자동차 복합할부를 두고 현대자동차그룹과 부딪혔다. 당시 삼성카드는 복합할부 시장점유율 28%를 보유하고 있었다. 결국 2015년 3월 결국 협상이 무산되면서 삼성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있는 복합할부상품을 잃어야 했다.
그러나 할부금융업 등록을 해뒀던 삼성카드는 자체 자동차구매금융서비스 '오토할부플러스'를 출시했으며 이후 비대면 서비스인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를 오픈했다. 옛 복합할부 못지않은 성과를 내면서 전화위복이 됐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자동차금융서비스는 핀테크 시류에 부합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오래 근무한 원 대표의 경력이 빛을 발했다고 평했다.
2015년 말부터는 매각설에 휩싸였다. 중국 안방보험, 농협금융 등 구체적인 인수후보까지 거명됐다. 이에 원기찬 대표는 지난 1월 사내방송에 출연해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조직 추스르기에 나서야 했다. 당시 그는 "그룹을 떠나 다른 회사로 매각되는 일은 생각할 수가 없다"며 "그룹 관계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페이, 금융복합점포 등 연계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IT·인사 노하우 카드에 이식 '디지털 경영'
원기찬 대표 취임 초 금융업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불거졌던 우려는 호전된 실적으로 씻어냈다. 오히려 IT와 금융을 두루 경험한 원 대표의 경력은 장벽이 사라지고 있는 결제시장에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디지털 1위 카드사 전략으로 전 부문에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카드사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업계 최초로 24시간 365일 카드발급 체계를 도입했고 오프라인 위주의 자동차금융시장에 '다이렉트오토'를 출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디지털 경영은 다른 카드사에 영향을 줘서 카드사들이 디지털로 변신을 서두르는 촉매제가 됐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돼야 할 키워드가 '인사'다. 그는 1984년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인사부서에서 오래 근무한 인사전문가로 글로벌 인재 채용과 정착업무를 많이 다뤄봤다. 그 노하우는 핀테크 전문인력 영입에도 유용하게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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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014년 영입된 빅데이터 전문가 이두석 전무는 원 대표의 인재경영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삼성카드는 작년 말 핀테크 사업 강화를 위해 디지털본부를 신설했으며 마케팅실과 빅데이터 담당하는 BDA실을 통합했다. 빅데이터와 결합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기 위해서다. 그 중심에는 이두석 전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두석 전무는 미국 국적을 가진 인물로 해외에서 영입된 빅데이터 전문가"라며 "삼성전자 북미총괄, 삼성전자 DMC부문 인사팀 전무 등을 거치는 동안 외국의 우수인재 영입 및 정착업무를 많이 다뤄본 원기찬 대표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인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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