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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러레이터 등록제 취지 살리려면 [thebell note]

류 석 기자공개 2016-12-15 08:29:26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4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액셀러레이터들의 등록을 받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란 스타트업의 창업에서부터 이후 투자와 성장을 지원해주는 전문 육성기관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여러 민간 기관들이 액셀러레이터를 자처하며 활동하고 있다.

중기청은 이를 한데 모으기 위해 지난 5월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을 통해 액셀러레이터의 정의, 등록요건, 육성근거 등을 제도화했다. 적법하게 등록된 액셀러레이터에게 벤처기업법 제13조에 따른 개인투자조합(펀드)을 결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벤처캐피탈에 준하는 세제지원책도 마련하겠다는 것이 이번 제도의 골자다.

업계에서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약 10년 전부터 벤처캐피탈이 아닌 액셀러레이터들도 세제혜택이 제공되는 펀드를 결성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돼 왔었는데, 이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액셀러레이터들은 펀드 결성 없이 자신들의 자본금으로 스타트업의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다. 또 회수 과정에서 약 40%에 육박하는 양도세를 납부해야 했다. 사실상 펀드 결성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투자 재원 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좋은 취지의 제도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펀드 결성 과정에서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이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개인투자조합 결성 규정이 해소되지 않은 채 이번 제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조합은 기술지주회사 등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개인들만이 LP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민간 부문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이번 제도에서, 막강한 투자 여력을 갖고 있는 대기업과 금융기관을 투자자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모순된다는 생각이 든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등의 펀드 출자를 계속해서 막는다면, 기부금 형식으로 출자를 받는 등의 '꼼수'가 난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관리보수 체계가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와 유사하게 규정돼 있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액셀러레이터들의 경우 보통 기업가치가 10억 원 미만인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결성하게 될 펀드의 규모는 100억 원 혹은 그 이하가 될 것이다.

500억 원에서 1000억 원 수준으로 펀드를 만드는 벤처캐피탈처럼 액셀러레이터들도 펀드 약정 총액의 일정 비율로 관리보수를 받는다면, 인건비 조차 충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액셀러레이터들도 건당 투자 금액이 적을 뿐이지, 투자 및 관리 인력 구성은 벤처캐피탈과 다르지 않다.

몇몇 액셀러레이터들은 이 같은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굳이 중기청의 관리·감독을 받아가면서까지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를 되살리고, 창업을 독려해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려는 중기청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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