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재산 70% 관리, 신탁이 맡는다 [신탁업 활성화] ①700조 신탁 시장…비금전 포함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로
김현동 기자공개 2016-12-22 08:34:28
[편집자주]
신탁업 시장이 700조 원을 돌파했다. 최근 6년간 신탁수탁고 성장률은 총 82%, 연평균 11%나 된다. 같은 기간 펀드시장의 성장률이 총 27%, 연평균 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탁업 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신탁업은 특정금전신탁과 금전채권신탁 위주로만 성장했다. 종합 재산관리서비스라는 신탁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월부터 신탁업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신탁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벨은 신탁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이슈들을 점검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5일 16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 상품은 펀드, 자문·일임, 신탁 등으로 구분된다. 1969년 도입돼 2000년대 초반 대중화된 펀드는 대표적인 간접투자 상품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공모펀드의 인기는 사그라들었다. 2007년 80%를 넘었던 공모펀드의 개인 비중은 올해 들어 40% 중반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이에 비해 신탁의 성장세는 눈부실 정도다. 2009년 말 330조 원이던 신탁 수탁고는 올 6월 말 현재 680조 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2009년 말 332조 원이던 펀드 수탁고는 2011년 298조 원으로 줄었다가 경우 450조 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렇지만 신탁의 성장은 외형뿐이다. 특정금전신탁이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기형적이다. 재산신탁은 금전채권신탁 위주다. 금전채권신탁에서 신탁업자의 역할은 단순 수탁자에 불과하다(아래 '신탁재산별 수탁고 추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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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금전신탁 다음으로 규모가 큰 부동산신탁은 담보신탁이 대부분이다. 담보신탁은 부동산을 신탁하고서 자금을 차입하는 신탁상품이다. 담보신탁은 부동산전업신탁회사와 은행이 각각 79%, 21%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회사는 아예 담보신탁 취급이 막혀있다.
담보신탁은 신탁회사의 역할이 담보물관리와 담보물처분업무로 제한된다. 이에 비해 소유권 관리에서부터 건물수선 및 유지, 임대차관리 등의 부동산 관리업무를 신탁회사가 맡는 '관리신탁'은 시장 규모가 미미하다. 토지 등의 부동산에 신탁회사가 자금을 투입해 개발사업을 한 후 이를 분양하거나 임대운용하는 '토지신탁(개발신탁)'은 부동산전업신탁회사만 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의 순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말 기준 44%에 불과하다. 가계 순자산의 76%는 비금융자산이다. 비금융자산 중에서는 토지자산의 비중이 71%에 이른다.
국민재산의 70% 이상이 비금융자산인데, 정작 신탁시장은 금융자산 중심으로 성장한 것이다. 역으로 보면 부동산신탁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특히 담보목적물 관리보다는 신탁업자가 부동산의 관리와 개발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관리신탁이나 토지신탁의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
금융당국도 금전 외의 모든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로서의 신탁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탁이 재산 일체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금전 외의 자산관리는 신탁 외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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