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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채+IPO 공모펀드, 출시 잠정 보류 유리운용, 펀드 철회신고서 제출…"베트남 국채 외 자산편입 어려워"

강우석 기자공개 2016-12-30 08:34:0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리자산운용이 준비 중이던 베트남 기업공개(IPO) 펀드의 출시를 잠정 보류했다. 공모 상품으로는 최초로 베트남 IPO 시장에 투자하는 콘셉트로 기대를 모았으나, 당분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리자산운용은 최근 '유리 베트남국채플러스공모주 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에 대한 철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 펀드는 전체 자산의 80%를 베트남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에, 나머지 20% 정도는 베트남 공모주에 투자하는 콘셉트였다. 종목선정 자문에는 베트남에 특화된 사모펀드 운용사인 피데스자산운용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유리자산운용의 기대는 남달랐다. 피데스자산운용이 이와 유사한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는 사모펀드(피데스 신머이 B&I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3호)를 설정한 바 있지만, 해당 콘셉트의 상품이 공모펀드로 나오는 것은 처음이어서다. 이 사모펀드는 지난 9월 설정됐으며 현재 354억 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누적수익률은 -0.49%다.

절대수익 확보가 기대된다는 점도 유리자산운용이 이번 상품에 심혈을 기울인 배경이다. 현재 베트남 국채에 투자할 경우 5% 안팎의 연환산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현지 국영 정유·전력·농업회사 등이 내년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공모주 투자로 초과수익도 추구할 수 있다는 게 유리자산운용의 판단이었다.

펀드 설정이 무산된 것은 현행 법령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81조 제1항에서는 펀드 자산에 동일종목 편입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베트남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는 만기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상품으로 간주된다.

유리자산운용 관계자는 "채권형펀드의 경우 전체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베트남 채권으로 채워야하는데, 현지 시장에서는 국채 이외에 통용되는 채권이 거의 없다"며 "베트남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는 10%까지 밖에 담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 포트폴리오를 공모펀드로 구현하는 게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피데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베트남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 이외의 다른 채권을 편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아직 현지 베트남 회사채 시장이 거의 발달돼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유리자산운용은 내부 회의를 거쳐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상품의 콘셉트가 매력적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리테일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의지다.

이 관계자는 "회심의 상품으로 준비 중이었는데, 저희가 공모펀드 요건을 간과해 상품 출시가 어렵게 됐다"며 "피데스자산운용과도 의논해 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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